18일 나란히 개봉… 설 연휴 격돌
130억 투입 이해영 감독의 ‘유령’
1933년 경성 극장 등 완벽 재현
150억 ‘교섭’ 연출한 임순례 감독
“이래서 황정민, 황정민 하는구나”
오는 18일 한국 영화 ‘유령’과 ‘교섭’이 나란히 개봉해 관객들을 만난다. ‘유령’은 항일조직
스파이 색출에 혈안이 된 박해수(오른쪽)와 이를 벗어나기 위한 설경구(왼쪽), 이하늬, 박
소담, 김동희 등의 고군분투를 그렸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파이 색출에 혈안이 된 박해수(오른쪽)와 이를 벗어나기 위한 설경구(왼쪽), 이하늬, 박
소담, 김동희 등의 고군분투를 그렸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오는 18일 한국 영화 ‘유령’과 ‘교섭’이 나란히 개봉해 관객들을 만난다. 한국인 피랍 사건을 소재로 한 ‘교섭’은 협상 전문 외교관 황정민(왼쪽)이 살아온 과정이 완전히 다른 국정원 요원 현빈(오른쪽)과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펼치는 탈출 작전을 생생하게 담았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중국 작가 마이자의 ‘풍성’이 원작으로, 2003년 같은 원작을 바탕으로 한 중국 영화 ‘바람의 소리’가 국내에도 소개된 일이 있다. 구국의 일념으로 항일투쟁에 뛰어들었을 열사들이 그저 살아남기 위해 짐승처럼 사투를 벌이는 데 영화가 집중되는 것처럼 비칠 우려가 있어 보였다. 반일본인, 반조선인으로 끔찍한 가족사를 겪은 데다 자격지심까지 절어 있는 설경구가 “조선이 뭐고 독립 따위가 다 뭔데” 하며 1분 남짓 장광설을 펼치는 장면은 보고 듣는 이들을 어질어질하게 만든다.
설경구와 이하늬가 두 차례 처절한 육박전을 벌이는데, 출산 직후 촬영에 나섰던 이하늬가 성별 격차를 떠올리지 못할 만큼 격렬하게 맞붙는다. 지금까지 국내 어떤 액션 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넓고 커다란 공간을 가득 채운 애크러배틱한 싸움 장면도 볼만하다.
화려한 장면들에 경탄하다가 돌아서며 ‘그래도 이건 아닌데…’ 하는 상념을 떨쳐 버리기 어렵게 만들, 묘한 영화다.
임 감독의 ‘교섭’은 2007년 최악의 한국인 피랍 사건으로 탈레반의 인질이 된 샘물교회 신도들을 구하기 위해 무시무시한 탈레반과 대면 협상까지 벌인 외교부 간부와 국정원 요원의 작전을 그린다. 황정민, 현빈, 강기영이 열연을 펼친다.
‘유령’ 박소담
‘교섭’ 현빈
황정민이 탈레반 부사령관과 협상하는 30분 분량이 절정으로 치닫는다. ‘제보자’(2014)와 ‘리틀 포레스트’(2018) 등 드라마에 강한 임 감독이 결이 다른 이 작품에서 보여 준 연출력도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다만 민감한 대목을 피하려다 보니 밋밋해진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2023-01-16 1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