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에도 좋은 점이 있었네…비만이 성병 바이러스 차단

비만에도 좋은 점이 있었네…비만이 성병 바이러스 차단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2-12-06 16:17
수정 2022-12-0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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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병 유발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률 男보다 女 높아
비만여성 생식기 내 미생물에 바이러스 차단성분 더 많아
비만이 특정 감염성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뚱뚱한 사람이 대장암 재발율 낮다고?
뚱뚱한 사람이 대장암 재발율 낮다고? 국내 연구진이 비만인 사람이 대장암 발병 후 재발율이 낮고 예후가 좋다는 ‘비만의 역설’ 연구결과를 내놨다.

픽사베이 제공
비만은 암과 고혈압, 고지혈증 등 각종 대사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비만한 사람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독감 바이러스에 더 쉽게 감염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일부 질병에서는 비만이 오히려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비만의 역설’이 종종 보고돼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국내 연구진이 비만이 성병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해준다는 새로운 ‘비만의 역설’을 발견했다.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건양대병원 공동 연구팀은 비만이 성병을 유발하는 2형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에 대해 저항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에 실렸다.

2형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성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은 감염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 생식기 내에는 젖산균을 포함한 공생미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비만 여성과 마른 여성은 질내 공생미생물 조성이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생쥐 실험을 통해 암컷 생쥐의 생식기 내에는 장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는 미생물들이 섞여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 장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이는 질내 유입균들은 아미노산 일종인 아르기닌을 활발하게 생산하고 있는 것이 관찰됐으며 이것들이 바이러스 초기 감염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아르기닌이 생식기 내 감마델타 T세포의 항바이러스 면역반응을 강화하고 적응 면역세포가 활성화되는 시기보다 이른 시기에 바이러스 감염과 전파를 억제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성병 예방을 위한 항바이러스 프로바이오틱스 개발과 아르기닌을 활용해 바이러스 예방을 할 수 있는 보조제 및 치료제 개발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를 이끈 이흥규 카이스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만이 특정 감염성 질병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데 의미가 크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근거로 한 분자 메커니즘을 응용해 항바이러스제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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