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메트로폴리탄·LVMH가 주목한 K디자이너…SFDF 18번째 주인공 ‘애슐린’ 박상연

삼성물산·메트로폴리탄·LVMH가 주목한 K디자이너…SFDF 18번째 주인공 ‘애슐린’ 박상연

명희진 기자
명희진 기자
입력 2022-11-30 17:35
수정 2022-11-30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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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엄마’란 사실을 빼곤 ‘애슐린’을 설명할 순 없어요. 이번 컬렉션 부제도 ‘엄마’인걸요.”

패션 브랜드 ‘ASHLYN’(애슐린)의 창립자 박상연(40)이 잠재력 있는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후원하는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의 18회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 29일 만난 그는 “디자이너가 아이 엄마라는 사실을 밝히는 게 ‘쿨’하지 못하다는 피드백도 있었지만 제 경험과 생각을 이야기하다 보니 결국 엄마란 단어를 떼어놓을 수 없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애슐린은 2년 전 그가 코로나19 여파로 직장서 ‘해고’ 당하면서 탄생했다. ‘엄마는 꿈이 뭐냐’는 딸의 질문에 집 지하실에서 패턴을 구상하기 시작한 것이 브랜드의 출발이었다.

실제 그의 옷엔 엄마로서의 ‘미친 일상’이 곳곳에 숨어 있다. 집을 나설 때 엄마의 옷소매를 잡고 늘어지는 아이의 모습이나 바쁜 일상에 옷을 뒤집어 입는 자신에게서 영감을 받는 식이다. 그러나 그의 옷은 우스꽝스럽거나 허술하지 않다.

애슐린은 자투리 없는 재단으로 생산과정의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한편 동양식 기법과 서양식 드레이핑(사람 몸에 직접 천을 대고 재단해 입체적으로 옷 모양을 만드는 일)을 결합해 우아하고 강렬한 여성스러움을 선사한다. 블랙·아이보리·레드에 국한된 색 조합도 애슐린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내는 특징이다.

그의 영어 이름을 딴 애슐린은 지금 전 세계가 가장 주목하는 신진 브랜드 중 하나로 떠올랐다. 론칭 2년 만에 루이비통을 전개하는 세계 최대의 명품 패션 그룹 LVMH의 신진 디자이너 콘테스트 파이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는가 하면 세계 5대 박물관 가운데 하나인 뉴욕 메트로폴리탄의 러브콜도 받았다. 메트로폴리탄에는 그의 컬렉션 일부가 영구 소장 돼 있다.

“단순히 리사이클링 자재를 이용하는 게 아니라 디자인과 질은 좋게 가져가면서 버려지는 샘플이 없도록 생산 과정의 불필요한 낭비를 줄여나가는 게 진짜 지속가능한 패션이라고 생각해요. 옷장에서 더 오래 머무는 옷을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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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자신의 가을겨울(FW) 컬렉션을 전시하는 서울 청담동 비이커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포즈를 취한 디자이너 박상연. 이화여자대학교 의류직물학과를 나와 일본 요지 야마모토, 미국 알렉산더 왕, 캘빈 클라인 등을 거친 그는 “SFDF 수상은 어떤 브랜드 출신이란 꼬리표를 떼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 출신으로 나만의 무엇을 선보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제공
지난 29일 자신의 가을겨울(FW) 컬렉션을 전시하는 서울 청담동 비이커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포즈를 취한 디자이너 박상연. 이화여자대학교 의류직물학과를 나와 일본 요지 야마모토, 미국 알렉산더 왕, 캘빈 클라인 등을 거친 그는 “SFDF 수상은 어떤 브랜드 출신이란 꼬리표를 떼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 출신으로 나만의 무엇을 선보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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