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웨이 해전된 코스타리카전… 욱일기 건 일본 16강 진출 빨간불

미드웨이 해전된 코스타리카전… 욱일기 건 일본 16강 진출 빨간불

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입력 2022-11-27 22:49
수정 2022-11-27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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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리카에 0-1 충격패 당하며 조별예선 탈락 위기
3차전은 무적함대 스페인... 최소 비겨야 가능성 남아
일부 팬들 욱일기 걸고 응원... 일본 언론 “뼈아픈 패배”

코스타리카에 0-1로 패하며 16강 진출에 먹구름이 드리운 일본 대표팀을 27일 도쿄 도심에서 응원하던 젊은 남녀가 어쩔줄을 몰라하고 있다. 도쿄 AP 연합뉴스
코스타리카에 0-1로 패하며 16강 진출에 먹구름이 드리운 일본 대표팀을 27일 도쿄 도심에서 응원하던 젊은 남녀가 어쩔줄을 몰라하고 있다.
도쿄 AP 연합뉴스
‘일본에게 코스타리카 전은 미드웨이 해전이 될 것인가.’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예선 1차전에서 ‘전차군단’ 독일을 잡으며 기세를 올렸던, 27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코스타리카에 0-1로 패배하며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날 일본은 후반 36분 코스타리카의 케이셰르 풀레르(에레디아노)에게 결승골을 얻어맞고 코스타리카에 무릎을 꿇었다. 1차전에서 ‘전차 군단’ 독일을 2-1로 잡으며 기세를 올린 일본은 이날 승리로 E조에서 가장 먼저 16강 진출을 확정지으려고 했다.
일본과 코스타리카가 27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맞붙은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관중석에 한 일본 팬이 욱일기를 펼친 채 응원하고 있다. 알라이얀 연합뉴스
일본과 코스타리카가 27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맞붙은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관중석에 한 일본 팬이 욱일기를 펼친 채 응원하고 있다.
알라이얀 연합뉴스
하지만 특유의 골 결정력 부재를 그대로 보여주더니 결국 코스타리카에 일격을 당했다. 공 점유율에서 일본은 47%-37%로 앞섰다. 슈팅 수에서는 14-4로 압도했고, 유효 슈팅 수도 3-1로 많았다. 하지만 결국 패배하면서 일본은 1승 1패로 승점 3점을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이에 따라 당초 34%였다가 독일을 이긴 후 75%까지 올라갔던 일본의 16강 진출 가능성도 뚝 떨어지게 됐다. 한마디로 코스타리카전이 일본팀에게 세계 2차 대전에서 미드웨이 해전과 같은 역할을 한 것이다. 세계 2차 대전 당시 일본은 1941년 12월 미국 하와이 진주만 폭격으로 승기를 잡았지만, 1942년 6월 미드웨이 해전에서 패배하면서 결국 패망했다.

일본 언론도 이번 경기 패배를 뼈 아프게 받아들였다. 닛칸스포츠는 “대표팀에 뼈아픈 패배였다”며 “다음 라운드 진출이 위태롭게 됐다”고, 스포츠호치는 “코스타리카에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16강에 오르려면 스페인과 경기에서 승점을 챙겨야 한다”고 보도했다.
키시 풀러(코스타리카)가 27일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일본과의 경기 후반 선제 결승골을 넣은 뒤 포효하고 있다. 알라이얀 AP 연합뉴스
키시 풀러(코스타리카)가 27일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일본과의 경기 후반 선제 결승골을 넣은 뒤 포효하고 있다.
알라이얀 AP 연합뉴스
한편 이날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관중석에선 욱일기가 펼쳐졌다. 대다수의 일본 팬들은 국기인 일장기를 흔들었지만, 붉은 줄무늬가 그려진 욱일기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일부 팬은 경기장에 욱일기를 걸려고 하다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욱일기는 일본이 19세기 말부터 태평양전쟁을 비롯한 아시아 침략 전쟁에 사용해 온 군대의 깃발로, 일본의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를 상징한다. 유럽인들에게 나치의 하켄크로이츠가 제2차 세계대전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것처럼, 욱일기는 과거 일본의 침략을 당한 한국과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 국가들에 역사적 상처와 고통을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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