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축 글로벌 이전했다지만 위믹스 거래량 97% 국내 발생
상폐된 코인 생태계에 게임 들어올지... 오히려 나갈 수도
지난 24일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대표 ‘김치 코인’(국산 암호화폐) 위믹스가 거래지원종료(상장 폐지)를 통보받았다. 위믹스 운영사이자 게임회사인 위메이드의 장현국 대표는 통보 다음날 ‘눈물의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 운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위메이드가 이끌어 오던 ‘플레이 투 언(P2E·게임하면서 돈을 버는)’ 블록체인 생태계가 도미노처럼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위메이드는 P2E 플랫폼으로 시장을 지배하는 게 목표인 게임회사다. 위믹스 플랫폼은 게임 내에서 획득한 아이템이나 재화를 암호화 화폐인 위믹스로 바꾸고, 이를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현금화할 수 있도록 한다. 현재 위믹스 플랫폼에서 돌아가고 있는 P2E 게임은 21개이며, 협력 계약이 완료된 게임도 42개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전날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거래 지원 종료(상장 폐지) 결정에 대해 지난 25일 긴급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말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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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장 대표의 장담처럼 모든 사업이 차질없이 운영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실제로 위믹스 생태계 P2E 게임들은 국내법상 유통이 불가능해, 전부 해외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하지만 생태계의 기축통화인 위믹스는 거래량의 거의 전부가 국내 거래소에서 이뤄지고 있다. 27일 오후 2시쯤 글로벌 가상 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위믹스 거래량 91.4%가 업비트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빗썸이 6.23%로 뒤를 이었다. 해외 게이머들이 게임 내 재화를 위믹스로 거래한다기보다는 주로 국내 코인 투자자들이 원화로 사고파는 양이 98%에 달한다는 의미다.
게임 개발사 입장에선 아무리 해외에서만 서비스 중이라도, 가격을 좌우하던 거래소들이 일제히 상장을 폐지할 위믹스를 기축통화로 하는 플랫폼에 선뜻 게임을 연동시키기 어렵다. 오히려 기존 게임들의 생태계 이탈이 더 우려되는 상황이다. 장 대표는 다음 달 위믹스 생태계 기축통화가 ‘위믹스 달러’로 바뀐다고 설명했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한 번 거래소의 신뢰를 잃은 위메이드가 운영하는 코인을 동기 삼아 게임을 하기도 어렵다.
P2E 선두주자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중심으로 확장하던 사업들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게임 플랫폼 ‘위믹스플레이’, 대체불가토큰(NFT)과 탈중앙자율조직(DAO) 플랫폼 ‘나일’, 위믹스달러, 탈중앙 금융 서비스 ‘위믹스파이’ 등이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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