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미얀마 등에서 실종
사기 조직, 현지 반군들과 결탁
범죄 이용하고 성폭력·고문도
양안 갈등 겹쳐 구조 작업 난항
동남아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인신매매 조직이 대만인 등 아시아 각국의 청년들을 유인해 사기 범죄에 가담하게 한 사건이 드러난 가운데 조직원들이 대만 경찰에 체포돼 연행되고 있다.
대만 정부 페이스북 캡처
대만 정부 페이스북 캡처
25일 연합신문망 등 대만 언론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대만과 중국, 홍콩, 마카오, 베트남 경찰이 인신매매 조직에 의해 미얀마와 캄보디아, 태국,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 감금된 자국민들을 구출하기 위한 작전을 펴고 있다. 대만 당국은 5000명가량이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행적이 파악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베트남 공안부도 피해자가 수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인신매매 조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청년들을 대상으로 급여가 높은 일자리와 숙소를 제공해 주겠다며 동남아 국가들로 유인한 뒤, 이들이 도착하면 여권을 빼앗고 전화나 이메일 등을 활용한 사기 범죄에 가담하도록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 같은 인신매매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맞물려 활개를 쳤다고 대만 언론들은 덧붙였다.
대만 언론들은 피해자 수천 명이 미얀마의 카렌족 자치구 내에 있는 ‘KK단지’에 감금돼 있으며, 이 단지는 높이가 4m에 달하는 전기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는 ‘지옥’과 같다고 연합신문망은 설명했다. 한 중국인 여성은 KK단지에서 탈출하려다 붙잡힌 뒤 구타와 고문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한 대만 여성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 범죄를 강요받았으며, 탈출하려면 1만 7000달러(약 2270만원)를 내놓을 것을 요구받았다고 영국 가디언에 밝혔다. 캄보디아의 한 카지노에서 감금됐던 베트남인들이 강을 헤엄쳐 탈출하기도 했으며 이 중 한 명이 익사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들이 업무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거나 탈출 시도가 들통났을 경우 폭행과 전기 고문, 성폭력뿐 아니라 장기 적출을 당하기도 했다고 대만 언론들은 전했다. 대만이 현지 경찰과 협력해 일부 피해자들이 대만으로 귀환했지만, 친중 정책을 펴는 캄보디아 정부와 대만 정부 간 협력이 쉽지 않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2022-08-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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