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전단 살포 겨냥한 김여정… “남측 코로나 유포, 강력히 보복”

대북 전단 살포 겨냥한 김여정… “남측 코로나 유포, 강력히 보복”

이재연 기자
이재연 기자
입력 2022-08-11 20:20
수정 2022-08-12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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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부장 육성 北주민에 첫 공개
尹정부 상대 도발 명분 쌓는 듯
김정은 코로나 걸렸던 사실 시사
통일부 “근거 없는 억측에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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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코로나 해소” 선언
김정은 “코로나 해소” 선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코로나 위기 완전 해소’를 선언하며 보건부문 관계자들과 과학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코로나 위기 완전 해소’를 선언한 가운데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코로나가 남측에 의해 유입됐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보복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위협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민간 단체들이 대북 전단 살포를 재개하자 민감해진 북한이 대남 경고 수위를 높이고 군사 도발의 명분을 쌓는 것으로 보인다.

1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부부장은 전날 김 위원장의 참석 아래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 연설에서 “전선(휴전선) 가까운 지역이 초기 발생지라는 사실은 남조선 것들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며 “정황상 모든 것이 명백히 한곳을 가리키게 됐는 바 우리가 색다른 물건짝들을 악성 비루스(바이러스) 유입의 매개물로 보는 것은 당연하다”며 대북 전단을 코로나 전파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어 “남조선 것들이 삐라(전단)와 화페, 너절한 소책자들을 우리 지역에 들이미는 놀음을 하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정부와 탈북민 단체에 책임을 전가했다.

김 부부장은 “강력한 보복성 대응을 가해야 한다”고 위협했다. 김 부부장의 이날 육성 연설 전문은 조선중앙TV를 통해 전 주민들에게 처음으로 공개됐다. 대남정책 총괄자로서의 정치적 위상을 과시한 동시에 실제적인 보복 대응을 할 수 있다는 노골적 위협으로 군사 도발의 명분을 쌓은 것이다. 특히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이 코로나19에 걸렸던 사실도 시사했다. 그는 연설에서 “방역 전쟁의 나날 고열 속에 심히 앓으시면서도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인민들 생각으로 한순간도 자리에 누우실 수 없었던 원수님”이라고 언급했는데, 최고 기밀인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이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통일부는 “북한이 바이러스 유입 경로와 관련해 근거 없는 억지 주장을 되풀이하며 우리 측에 무례하고 위협적인 발언을 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2022-08-1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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