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멀미 없이 서울서 한 시간…4년 뒤 울릉도 하늘길 열린다

뱃멀미 없이 서울서 한 시간…4년 뒤 울릉도 하늘길 열린다

류찬희 기자
입력 2022-06-12 18:02
수정 2022-06-1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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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공항 건설 현장 가보니

활주로 바닷속 기초 다지기
아파트 크기 방파제 설치도
“관광·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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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공항 건설 현장. 대형 바지선에서 돌망태를 내려 바닷속 기초를 다지는 공사가 한창이다.
울릉공항 건설 현장. 대형 바지선에서 돌망태를 내려 바닷속 기초를 다지는 공사가 한창이다.
지난 9일 포항항에서 시속 60㎞로 달리는 울릉도행 쾌속선을 탔다. 파도가 잔잔하고 쾌청한 날씨였지만 출항한 지 20~30분이 지나자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구토를 하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객실은 순간 난장판이 됐다. 3시간 넘게 뱃멀미를 한 뒤 도동항에 도착했다.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모두 이런 신고식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2026년부터는 지독한 뱃멀미를 하지 않고도 울릉도를 다녀오는 길이 생긴다. 정부가 2025년까지 울릉공항 건설과 시운전을 거쳐 2026년 초 공항을 열기로 했다. 현재 울릉공항 건설은 활주로 기초 다지기와 파도를 막을 구조물 설치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32%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울릉공항은 울릉도 사동항 옆에 50인승 경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소형 공항으로 설계됐다. 1.2㎞ 활주로 1개, 6대 항공기 계류장, 여객터미널 등이 들어선다. DL이앤씨가 대표 시공사다.

현장은 바닷속 기초 다지기 공사가 한창이다. 가장 깊은 곳은 수심이 30m에 이른다. 대형 바지선 3척에서 작은 돌을 담은 돌망태를 바닷속으로 내려 주면 잠수부들이 바닥을 평평하게 고르는 작업을 한 뒤 이곳에 ‘케이슨’(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하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케이슨은 방파제 역할을 하는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다. 공항 건설에 도입한 것은 울릉공항이 처음이다. 모두 30개의 케이슨을 포항 영일만에서 제작해 울릉도까지 210㎞를 운반하고서 바닷속의 다져진 기초 위에 고정한다. 제작된 케이슨은 마치 아파트 단지를 옮겨 놓은 것처럼 거대했다. 가장 큰 케이슨은 무게 1만 6000t, 높이 27.5m, 가로세로 길이는 각각 38m, 32m로 12층 아파트 3개 동 크기와 비슷하다. 올해까지 15개를 제작해 11개를 현장에 설치할 예정이다.

대부분은 바다에 잠기고 4m를 물 위로 올라오도록 설치하고 나서 그 위에 24m 높이의 방파제를 또 설치한 뒤 활주로를 건설한다. 활주로 매립에 들어가는 돌은 인근 가두봉을 깎아 나오는 돌을 활용한다. 이수형 DL이앤씨 현장 소장은 “케이슨을 운반하고 설치하는 작업이 가장 어렵다”며 “케이슨 운반은 5일 연속 날씨가 좋을 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울릉공항이 준공되면 서울에서 7시간 걸리던 울릉도 관광이 1시간으로 단축된다. 시간당 8편, 하루 76회 항공기가 뜨고 내릴 수 있다. 주종완 국토교통부 공항정책관은 “울릉공항이 준공되면 울릉도 정주 여건이 개선되고 관광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역경제도 크게 살아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2022-06-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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