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만에 화해의 눈물···5·18 순직 경찰 유가족과 사건 당사자 만나 용서 구해

42년 만에 화해의 눈물···5·18 순직 경찰 유가족과 사건 당사자 만나 용서 구해

곽소영 기자
곽소영 기자
입력 2022-05-19 16:57
수정 2022-05-1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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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5월 20일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경찰 향해 시위 버스 돌진해 경찰관 4명 사망
가해 버스 운전자, 묘역 참배하고 용서 구해
유가족들 “명예회복과 치유의 시작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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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전 서울 노동청 앞에서 시위 진압 대형을 갖추고 서있던 함평경찰서 소속 경찰관 4명을 치여 사망케 한 버스 운전자 배모씨가 19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경찰 유가족과 포옹을 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제공
42년 전 서울 노동청 앞에서 시위 진압 대형을 갖추고 서있던 함평경찰서 소속 경찰관 4명을 치여 사망케 한 버스 운전자 배모씨가 19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경찰 유가족과 포옹을 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제공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시위 진압에 참가했다가 시위 버스 돌진으로 사망한 경찰 유가족과 가해 버스 운전자가 42년 만에 만나 화해의 눈물을 흘렸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조사위)는 19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경찰충혼탑에서 5·18 민주화 운동 기간 중 사망한 함평경찰서 경찰관 4명의 유가족과 사건 당사자인 버스 운전기사 배모씨가 만나는 ‘사과와 용서, 화해와 통합’ 만남의 장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1980년 5월 20일 밤 시위 진압에 투입된 함평경찰서 경찰관들은 시위대가 도청에 진입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노동청 앞에 진압 대형을 갖추고 서있었다. 이때 배씨가 몰던 고속버스가 경찰관을 향해 돌진해 경찰관 4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을 입었다.

조사위는 해당 사건을 조사하던 중 운전자인 배씨와 경찰 유가족 간 서로 만나고자 하는 의사를 확인한 후 아픔을 묻고 살던 경찰 유가족의 마음을 치유하는 첫 걸음으로 만들고자 만남의 자리를 마련했다.

운전자 배씨는 이날 순직 경찰관의 묘역을 참배하고 유가족에 용서를 구했다. 배씨와 유족은 포옹을 하며 화해와 치유의 시간을 가졌다.

만남에 참여한 경찰 유가족은 ”사과와 용서가 끝이 아니라 순직한 경찰관과 부상 당한 경찰관에 대한 치유와 명예 회복의 시작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찰 유가족 대표는 “조사위를 통해 올해 초 처음으로 마음 속에 묻어둔 이야기를 하며 작게나마 유가족의 뜻을 전했다”며 “버스 운전자에게 사과를 받고 용서를 하는 자리를 갖게 돼 그나마 다행”이라고 전했다.

안종철 조사위 부위원장은 “유가족의 심경을 헤아려 피해 경찰관 모두 명예를 회복하고 유가족이 아픔을 치유할 수 있도록 경찰 가족과 함께 하겠다”며 “조사위의 목표인 객관적 진상규명을 통해 국민 통합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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