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멜리토폴 박물관 습격
스키타이 컬렉션 198점 사라져
마리우폴서도 2000여점 도난
유산훼손·파괴 ‘반달리즘’ 의혹
러 침공에 파괴된 우크라 문화유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인 지난해 수도 키이우에서 전시됐던 고대 스키타이의 황금 투구.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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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러시아군에 납치됐다가 풀려난 이반 페도로프 멜리토폴 시장도 이날 페이스북 영상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가장 귀중한 유물 중 하나인 스키타이 황금 컬렉션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한탄했다. 멜리토폴 박물관은 기원전 4세기 전후 크림반도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스키타이 유목민 유물 등 5만점을 소장해 왔다. 스키타이 황금 컬렉션은 우크라이나의 대표적 유물로, 2011년 우리나라에서도 전시된 바 있다.
러 침공에 파괴된 우크라 문화유산. 우크라이나 북부 루카시브카의 정교회 건물. 2차 세계대전에서도 원형 그대로 보존됐던 이 교회는 러시아군이 탄약 창고로 사용하면서 황금돔이 파괴되고 내외부가 처참하게 훼손됐다.
루카시브카 AP통신
루카시브카 AP통신
NYT는 멜리토폴뿐 아니라 마리우폴의 박물관 3곳에서도 19세기 회화 작품부터 정교회 유물 등 2000점 이상이 도난당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국가 유물을 약탈하거나 파괴하는 ‘반달리즘’(문화유산과 예술, 공공시설 등의 파괴·훼손 행위)을 의도적으로 벌이고 있다는 의구심이 끊이지 않는다. 국제법상 역사적 기념물과 문화 유산을 파괴하는 행위는 1954년 체결된 헤이그협약을 통해 전쟁범죄로 간주된다.
러 침공에 파괴된 우크라 문화유산.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부서진 채 위태롭게 서 있는 우크라이나 북부 하르키우의 드로비츠키 야르 홀로코스트 추모비.
하르키우 AFP통신
하르키우 AFP통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기 위해 문화유적을 고의적으로 파괴하는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올렉산드르 시모넨코 우크라이나 고고학연구소 박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인의 삶뿐 아니라 문화와 자연, 역사까지 모든 걸 파괴하려 하고 있다”며 “이것은 전쟁이 아니라 범죄”라고 말했다.
2022-05-0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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