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구타 장려하는 러 ‘데도브시나’ 관습, 민간인 학살 낳았다

강간·구타 장려하는 러 ‘데도브시나’ 관습, 민간인 학살 낳았다

백민경 기자
백민경 기자
입력 2022-04-05 14:37
수정 2022-04-0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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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체첸, 시리아 때도 민간인 겨냥”
계약병+징집병 ‘하이브리드’ 군사시스템
젊은 징집병들 구타 가혹행위는 여전해
잔혹한 러시아식 군대문화가 학살 배경

러시아군이 휩쓸고 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인근 도시 부차에서 집단 매장된 민간인 시신이 대거 발견된 가운데 이런 잔인한 학살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형적인 전쟁 방식이라고 CNN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강간과 구타 등을 부추기는 러시아식 ‘데도브시나(dedovshchina)’ 군사문화가 부차 민간인 학살 등의 한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아녜스 칼라마르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러시아는 과거 군사 개입(우크라이나, 시리아, 체첸 본국에서의 군사 작전) 때마다 국제인도법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더럽혔다”면서 “러시아군이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하고 금지된 무기를 사용하며 때로는 고의적으로 민간인과 민간물자를 겨냥한 것이며 이는 전쟁 범죄”라고 강조했다.
2000년 2월 5일 체첸 그로즈니 거리를 걷는 러시아 군인들이 보인다. 이들 옆으로 폐허가 된 건물 풍경이 자리하고 있다. CNN
2000년 2월 5일 체첸 그로즈니 거리를 걷는 러시아 군인들이 보인다. 이들 옆으로 폐허가 된 건물 풍경이 자리하고 있다.
CNN
실제 1999년 제2차 체첸전쟁 당시 러시아는 체첸 수도 그로즈니를 초기부터 손에 넣으려고 했지만 실패로 돌아가자 무자비한 공격을 퍼부었다. 그로즈니는 도시 전체가 폐허로 변했고 주민 수천명이 희생됐다.

우크라이나 침공 훨씬 이전부터 러시아 군대는 잔인한 문화로 유명했다고 CNN은 전했다. 러시아는 계약병과 징집병이 함께하는 ‘하이브리드 인력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일명 징모혼합제다. 이는 짧게 의무복무만 마치고 전역하는 병사와, ‘계약’을 맺고 전문 분야에서 여러 해 또는 장기복무를 하는 병사를 구분해 징집하는 병역제도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쪽 소도시 부차에서 4일(현지시간) 타냐라는 이름의 57세 여성이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그의 뒤로는 공터에 임시로 묻힌 남편의 무덤이 보인다. 러시아군이 한때 장악했던 부차에서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학살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고조하고 있다.  키이우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쪽 소도시 부차에서 4일(현지시간) 타냐라는 이름의 57세 여성이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그의 뒤로는 공터에 임시로 묻힌 남편의 무덤이 보인다. 러시아군이 한때 장악했던 부차에서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학살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고조하고 있다.
키이우 AP 연합뉴스
러시아 정부는 이 시스템을 통해 군대를 전문화하는 데 진전을 보였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러시아 군대는 여전히 고위 징집병이 젊은 징집병을 구타하거나 심지어 강간하도록 부추기는 악명 높은 전통인 ‘데도브시나’ 관습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몇 주 동안 러시아는 과거 러시아 항공기가 시리아 학교와 병원을 목표로 삼았던 것처럼 민간 기반 시설을 타격했다. 우크라이나 인권 옴부즈만 류드밀라 데니소바는 최근 러시아가 전쟁 포로와 관련한 제네바 협약을 위반했다고 말했다. 데니소바는 석방된 우크라이나 병사들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포로들을 비인간적으로 대우했다”면서 “포로들은 들판, 구덩이, 차고에 구금됐고 러시아 군인들은 포로들을 구타하며 귀 옆에 총을 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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