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득표율, 정치적 재신임 실패
당내 유일 지역구 의원 입지 축소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제20대 대선을 하루 앞둔 8일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피날레 유세를 하기 앞서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의 산불을 진화하던 중 순직한 소방관에 대해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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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후보는 네 번째 도전인 이번 대선을 ‘마지막 소임’으로 규정했던 만큼 2선 후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회찬 전 대표의 죽음 이후 혼자 당을 이끌다시피 했던 심 후보가 대선 도전을 마무리하면서 ‘진보정치 1세대’가 사실상 전면에서 퇴장하게 된 것이다. 21대 국회에서 정의당의 유일한 지역구 의원 역할에 국한될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심 후보가 지난 19대 대선 당시 진보정당의 역대 최고 득표율을 뛰어넘었다면 여지가 있었다. 대선 이후 곧바로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심 후보의 득표율이 당의 미래에 중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6·17대 대선에서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후보가 각각 얻은 3.89%, 3.01%에도 미치지 못했다. 야권 단일화 이후 진보·보수 표가 급속도로 결집하고, 심 후보의 핵심 지지층인 2030 여성 표가 마지막에 이탈하면서 ‘깜깜이 기간’ 이전의 여론조사 지지율과 엇비슷한 성적표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심 후보는 지난 1월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에게도 밀리는 등 극심한 지지율 정체 속에 캠페인을 중단한 채 초유의 칩거에 들어갔다. 같은 달 17일 칩거에서 복귀하며 “다음 세대의 진보가 심상정의 20년을 딛고 당당히 미래 정치를 열어 갈 수 있도록 마지막 소임을 다하겠다”며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께 심상정과 정의당의 재신임을 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심 후보는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지워진 목소리 캠페인’과 ‘TV토론 마지막 1분 발언’ 등으로 정의당의 존재 의미와 사회적 울림을 남겼다. 하지만 고착화된 양강 구도 속에 끝내 득표로는 연결 짓지 못하면서 ‘정치적 재신임’을 얻는 데 실패했다.
2022-03-1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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