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나치” 러 주장에 발끈한 독일...“그들이 하는 짓은 학살”

“우크라이나=나치” 러 주장에 발끈한 독일...“그들이 하는 짓은 학살”

김태균 기자
입력 2022-03-09 22:14
수정 2022-03-09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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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에서 독·러 대사관 ‘나치 독일’ 놓고 설전
일본에도 “100년도 안되는 동안 2차례 나치 지지” 비난

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반대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나치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처럼 묘사한 그림을 들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EPA 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반대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나치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처럼 묘사한 그림을 들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EPA 연합뉴스
‘탈(脫) 나치화’를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으로 내건 러시아가 이에 대한 선전전을 강화하면서 독일, 일본 등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가들과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독일 등은 러시아가 어두운 과거사의 망령을 소환해 침략전쟁의 구실로 삼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9일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지난 5일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 정권을 나치로 규정하며 공격의 정당성을 강변했다.

러시아 측은 “개인과 단체를 포함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많은 연대의 편지를 받았다. 러시아가 80년 전과 같이 우크라이나에서 나치즘과 싸우고 있는 오늘날, 우리는 여러분의 지지에 감사하며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정권을 “극단적 민족주의를 신봉하는 신나치주의자들의 정권”이라고 주장하며 군사 침공을 정당화해 왔다.

지난 5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이 ‘나치 독일’을 언급하며 올린 트윗.
지난 5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이 ‘나치 독일’을 언급하며 올린 트윗.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의 트윗에 대한 독일 대사관의 반박글.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의 트윗에 대한 독일 대사관의 반박글.
수백만명을 학살한 아돌프 히틀러 나치 정권을 우크라이나 공격에 연관짓자 독일이 즉각 반응을 보였다.

남아공 주재 독일 대사관은 러시아 측이 트윗을 띄운 지 3시간도 안돼 답글 형식으로 “미안하지만 우리는 이번 사안에 대해 침북하고 있을 수가 없다”며 반박글을 띄웠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하고 있는 짓은 자기들 이익을 위해 무고한 어린이와 여성, 남성들을 학살하는 것이다. 이는 결코 ‘나치즘과 싸우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주장에 빠져드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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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100년도 안 되는 동안 두 차례나 나치 정권을 지지하고 나섰다”며 일본을 비난한 일본 주재 러시아 대사관의 트윗.
지난달 28일 “100년도 안 되는 동안 두 차례나 나치 정권을 지지하고 나섰다”며 일본을 비난한 일본 주재 러시아 대사관의 트윗.
러시아는 앞서 일본에 대해서도 나치 독일과 관련해 각을 세웠다. 주일 러시아 대사관은 지난달 28일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 나치 정권을 지지했던 것과 연관시켜 공격적인 트윗을 띄웠다.

“일본은 100년도 안 되는 동안 두 차례나 나치 정권을 지지하고 나섰다. 과거에는 (독일) 히틀러 정권을, 그리고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정권을 지지한 것이다.”

이에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러시아의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고노 다로 전 외무상은 트위터에 “부끄러움을 알라‘(Shame on you)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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