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중공업 강제 동원 피해 박해옥 할머니 별세

미쓰비시중공업 강제 동원 피해 박해옥 할머니 별세

최치봉 기자
입력 2022-02-17 14:37
수정 2022-02-1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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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미쓰비시중공업 강제 동원 피해 당사자인 박해옥씨가 16일 투병 끝에 별세했다.향년 92세.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따르면 전남 순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순천남초등학교를 졸업한 직후인 만 14세 나이로 일본 나고야에 위치한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 항공기 제작소로 동원됐다.

일본인 교장의 거듭된 회유와 압박에 못 이긴 일본행이었다.

당시 교장은 학교 교사였던 언니를 들먹이며 “네가 앞장서야 하지 않겠냐”고 압박했다.

고인은 생전 “자칫하면 언니 신상에 해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거부하기도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부모의 강력한 반대가 있었지만,교장은 “부모가 경찰에 잡혀가게 될 것”이라며 협박까지 일삼았다.

결국 고인은 일본에서 굶주림을 견디며 임금 한 푼 받지 못하고 강제 노역을 하다 해방 후 귀국했다.

뒤늦게 지원 단체의 도움을 받아 1999년 3월 1일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일본에서 소송을 내고 10여년에 걸쳐 법정 투쟁을 벌였지만 2008년 11월 11일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패소했다.

이후 2012년 10월 24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광주지법에 소송을 제기해 6년여만인 2018년 11월 29일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 판결을 받아냈다.

그러나 일본과 미쓰비시는 3년여가 지나도록 손해배상은 커녕 사죄 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

그 사이 소송을 제기한 5명의 피해자 가운데 고인을 포함한 3명이 세상을 떠났다.

광주에서 오랫동안 투병해 오던 고인은 2019년 가을 자녀들이 있는 전북 전주로 옮겨 요양병원에서 생활했다.

건강을 회복해 광주에 다시 오겠다며 남구에 거주하던 집과 생활하던 물품도 그대로 뒀지만,그 바람은 이루지 못했다.

빈소는 전주 예수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18일 발인해 전주 인근 호정공원묘원에 안치될 예정이다.유족으로는 2남 2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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