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 팬, 등기우편으로 받은 ‘위로답장’ 공개
최민정, 만감이 교차하는 미소
11일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미터 결승전에 출전한 최민정이 네덜란드의 쉬자너 스휠팅과 순위를 다투며 결승선을 통과한 뒤 미소를 짓고 있다. 2022.2.1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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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파문’에 부상까지…고난의 2021년최민정은 지난 11일 여자 1000m 결승에서 은메달을 딴 데 이어 13일 여자 3000m 계주에서 멋진 활약으로 은메달 하나를 더해 2관왕의 쾌거를 이뤘지만, 올림픽을 앞둔 지난해부터 무척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대표팀 동료였던 심석희(서울시청)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한 코치와 주고받은 사적 메시지 내용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는데, 그 중 최민정을 험담하는 내용도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스포츠공정위 출석하고 나오는 심석희
2021년 12월 21일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심석희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대한빙상경기연맹에서 열린 스포츠공정위원회(상벌위원회)에 출석한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 심석희는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국가대표 자격정지 2개월의 징계를 받았고, 법원도 연맹의 손을 들어주면서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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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당시 여자 쇼트트랙 1000m 결승전 경기에서 아웃코스로 추월하려던 최민정을 심석희가 밀어버리는 듯한 상황이 벌어졌고, 최민정과 심석희 모두 넘어져 경기를 망쳤다.
대한빙상경기연맹(빙상연맹) 조사위원회는 조사 결과 고의충돌 의혹 등은 증거 불충분으로 징계 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국가대표 동료 비하 및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고의 충돌 의혹이 불거진 심석희가 11일 당사자에게 사과했다. 그는 고의 충돌 의혹은 부인했다. 사진은 심석희(오른쪽)가 2018년 2월 22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속도를 내서 달리던 최민정(왼쪽)과 충돌해 넘어지는 모습.
서울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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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내용이 공개된 뒤 심석희가 최민정에게 사과를 하겠다며 수십 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하고 수 차례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서 최민정 측은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를 통해 사과 연락을 중단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심석희, 최민정 고의충돌 의혹
사진은 심석희(안쪽)가 2018년 2월 22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속도를 내서 달리던 최민정(바깥쪽)과 충돌해 넘어지는 모습. 심석희는 고의충돌 의혹을 부인했고, 대한빙상경기연맹 조사위원회도 증거불충분 결론을 내렸다.
선수 인생 중 가장 혹독한 고난이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닥친 것이다.
오히려 팬 위로하는 편지…“최고의 스케이터”이렇게 힘든 시기 속에서 위로와 격려를 받아야 했을 최민정이 오히려 팬들을 위로하고 힘내라는 편지를 보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사연은 최근 한 네티즌이 당시 최민정으로부터 받았던 편지 답장을 온라인에 공개하면서 드러났다.
최민정의 팬 위로답장
한 네티즌이 쇼트트랙 대표팀 최민정으로부터 올해 1월 받았던 팬레터 답장을 공개했다.
디시인사이드 쇼트트랙 갤러리 캡처
디시인사이드 쇼트트랙 갤러리 캡처
그는 “내가 한창 힘든 시기가 있었다. 최민정 팬이라서 쉬면서 (최민정 관련) 영상을 많이 보고 난생 처음 편지도 보내봤다”면서 “나중에 꼭 만나서 사인을 받고 사진도 찍고 싶다고 적었다. 영상 보면서 힘 많이 얻었다고도 썼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촌으로 편지를 처음 보내봐서 혹시나 반송될까봐 내 집 주소도 다 적었다”면서 “그런데 며칠 후 집에 등기우편이 하나 왔다. 보낸 사람에 최민정이라고 적혀 있어 너무 놀랐다”고 썼다.
글쓴이는 “서류봉투에 최민정이 사인과 함께 응원한다고 적었다”라면서 “진짜 진짜 (내가) 힘든 시기였는데 최민정 선수 덕분에 감동받고 힘낼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글쓴이가 공개한 사진에는 최민정이 경기 중 환호하는 사진에 사인과 함께 “(글쓴이를) 응원할게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편지를 보낸 날짜는 올해 1월 9일이었다.
최민정의 팬 위로답장
한 네티즌이 쇼트트랙 대표팀 최민정으로부터 올해 1월 받았던 팬레터 답장을 공개했다.
디시인사이드 쇼트트랙 갤러리 캡처
디시인사이드 쇼트트랙 갤러리 캡처
글쓴이는 최민정이 은메달을 딴 11일 여자 1000m 결승 경기를 언급하며 “너무 멋졌다. 그렇게 서럽게 우는 모습은 처음 보는데 내가 감히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힘들었을 것”이라며 “더 이상 상처받지 않고 힘들지 않길. 남은 경기들 조금은 편하게 잘 마무리하고 오길 바란다”며 응원했다.
이어 “나에겐 이미 최고의 스케이터다”라고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활짝 웃은 V
최민정(왼쪽부터), 서휘민, 이유빈, 김아랑 등으로 구성된 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이 13일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베이징동계올림픽 3000m 계주 결선에서 김아랑과 최민정의 막판 스퍼트로 중국과 캐나다를 제치고 은메달을 딴 뒤 태극기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베이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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