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철 VFX 슈퍼바이저·이나겸 미술 감독 서면 인터뷰
‘고요의 바다’의 시각효과를 담당한 김신철 슈퍼바이저는 “(드라마 속 장면이) CG라는 것은 알지만 그게 중요하지 않을 느낌과 리듬을 갖췄다는 평가가 최고의 찬사였다”고 돌이켰다. 넷플릭스 제공
●흙+모래+시멘트…먼지 뒤집어 쓴 스태프·배우들
VFX에는 프리프로덕션 및 후반 작업, 촬영까지 총 1년 10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LED월을 비롯한 최신 기술을 활용한 촬영 장면. 넷플릭스 제공
극 중에는 대원들이 달을 걷는 장면도 나온다. 이를 위해 달 표면 흙의 재질과 최대한 비슷한 것을 공수했다. 이 감독에 따르면 한국건설연구원이 만든 월면토와 유사한 흙에 검은색 모래와 푹신한 느낌을 위해 시멘트를 섞어 뿌렸다. 이 때문에 먼지가 많이 일었다는 이 감독은 “스태프는 보호 안경과 마스크 두개가 필수였고, 먼지를 뒤집어 쓴 배우들 헬멧도 닦아야 했다”며 “촬영을 위해 달 지면에 찍힌 스태프들 발자국을 미술팀이 우르르 올라가 계속 지울 수 밖에 없었다”고 돌이켰다.
●배경 띄운 LED월 활용…월수는 실제 물관으로
김신철(왼쪽) VFX 슈퍼바이저와 이나겸 미술 감독. 본인 제공
달의 물에 노출된 사람들이 물을 토해내는 장면은 특수효과팀이 개발한 물관을 이용해 배우들이 직접 뱉으며 촬영했다. 이후 물 양 조절은 VFX 작업을 거쳤다. 김 슈퍼바이저는 “배우의 연기가 좋은 타이밍에 물이 모자라거나 과하면 적당하게 추가하거나 줄였다”고 덧붙였다.
●세트는 부피감있게…장비는 아날로그 느낌으로
이나겸 감독은 “달에 착륙선이 불시착한다는 설정 때문에 좌석, 기내 부착물 등 우주선 내부의 소품 등이 떨어지지 않게 매우 단단히 결합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제공
‘고요의 바다’ 속 발해기지 내부. 이나겸 감독은 “대부분 유명 SF영화들이 제작비가 엄청나고 완성도가 뛰어나 비교될 것을 생각하니 전처럼 즐길 수 없었지만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미술이었다는 얘기 만은 듣고 싶었다”고 돌이켰다. 넷플릭스 제공
장비와 세트 내부 기기들은 최대한 아날로그 느낌을 살렸다. 이 감독은 “군대 장비처럼 투박하지만 튼튼하고 물건은 아날로그로 만들어야 고장률이 낮을거라는 자문을 받았다”며 “절벽의 통신판넬이나 기지 곳곳 버튼들은 아날로그함과 투박함을 고려했다”고 했다. 여기에 홀로그램 테이블, 우주복에 부착된 디지털 웨어러블을 추가했다.
●“최고 수준 SF 작품·더 다양한 이야기 나올 발판”
김 슈퍼바이저는 ‘고요의 바다’의 도전에 대해 “영역 확장과 가능성 발견”이라며 “이어지는 리얼리티 SF 영화 또는 시리즈는 더욱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감독은 “‘고요의 바다’는 주어진 예산 안에서 최고의 퀄리티를 내보려 노력한 결과”라며 “벌써 2년 전 작업이고 현재 제작 혹은 후반 작업 중인 최고 수준의 SF 작품이 연이어 공개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