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조직이지만 대통령 비서실장의 간섭도 받지 않을 만큼 막강한 권력을 가진 청와대 부속실은 제1부속실과 제2부속실로 나뉜다. 제1부속실에선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보좌하는 일정 및 비서 업무를 수행한다. 제2부속실은 영부인을 담당한다. 영부인의 일정 및 행사 기획, 영부인 활동 수행, 대내외 네트워크 및 관저 생활까지 영부인의 24시간을 보좌하는 역할이다. 경호 업무만 별도로 경호처에서 관리한다. 원래 대통령 부속실에서 영부인 관련 업무도 함께 하다가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 당시인 1972년 7월 제2부속실이 따로 떨어져 나왔다.
제2부속실이 일반인의 관심을 끈 건 박근혜 전 대통령 때다. 박 전 대통령은 배우자가 없으니 당연히 제2부속실은 없어지거나 제1부속실과 합쳐질 것으로 추측됐다. 하지만 제2부속실은 그대로 살아남았다.
박 전 대통령은 제2부속실을 “소외계층을 살피는 민원 창구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그러곤 ‘문고리 3인방’ 가운데 한 명인 안봉근씨에게 제2부속실장을 맡겼는데, 2부속실이 소외계층과 관련된 일을 했다는 얘기는 알려진 게 없다. 엉뚱하게 2부속실은 최서원(순실)씨 전담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고리 3인방’이 비서실장 교체 등 국정 운영에 개입했다는 내용의 ‘정윤회 문건’이 터지면서 2015년 1월 제2부속실은 해체된다. 이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제2부속실을 되살려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집권하면) 청와대 인원을 30% 줄이고 제2부속실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대통령 부인은 그냥 가족에 불과하다. (대통령 배우자라는) 법 외적인 지위를 관행화시키는 건 맞지 않는다”고 했다. 최근 논란이 된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의혹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공교롭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선대위에 현역 의원을 실장으로 한 ‘배우자실’을 신설하며 위상을 강화한 것과 비교된다. 대선 결과에 따라 제2부속실 운명도 결정될 것 같다.
2021-12-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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