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히어로의 노화 궤적 예측
호주 연구진, 마블 24편 등장 인물 분석공해 속 활동… 부상에 치매 발병 쉬워
수면 부족 스파이더맨은 비만·우울증
심리 회복력·낙관성은 긍정적인 요소
초인적인 신체 조건으로 지구와 우주를 지키는 슈퍼 히어로들도 노화에 따른 각종 질환에 시달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헐크는 잦은 분노조절장애와 극단적인 신체 변화로 뇌 건강은 물론 뼈와 심혈관 질환을 앓을 수 있다.
IMD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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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면서 사람들은 문득 히어로들 중에서 누가 제일 힘이 셀까라는 생각을 하지만 과학자들의 관심은 살짝 비껴 갔다. 바로 ‘슈퍼 히어로들은 어떻게 나이를 먹을까’라는 생각이다. 2017년 개봉한 영화 ‘로건’은 ‘엑스맨’에서 핵심 인물이었던 울버린이 나이 든 모습을 주요 소재로 삼고 있지만 연구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했던 것 같다.
초인적인 신체 조건으로 지구와 우주를 지키는 슈퍼 히어로들도 노화에 따른 각종 질환에 시달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등학생으로 설정된 스파이더맨은 성장기에 잦은 야간활동과 대형 사건에 휘말리면서 비만과 트라우마 등에 시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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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아이언맨’부터 올해 개봉한 ‘블랙 위도우’까지 MCU에 포함되는 영화 24편을 집중 분석했다. 슈퍼 히어로들의 세계관인 MCU 속 캐릭터들의 행동과 심리 양태, 자산 수준, 생활환경 등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팀은 신의 영역에 속해 수천년을 살아온 토르를 제외하고는 슈퍼 히어로들도 일반인들과 똑같은 노화의 과정을 겪게 되고 개인적 특성에 따라 노화의 속도나 정도가 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슈퍼 히어로들 대부분은 심리적 회복탄력성이 높고 낙관적 사고방식을 갖고 있어서 건강한 노화 과정을 거치겠지만 다른 위협 요소들도 일반인들에 비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구와 우주를 지키는 과정에서 과도한 소음과 대기오염, 반복되는 머리 부상으로 인해 신체적 장애를 겪기 쉽고 치매에 걸리기 쉽다고 분석했다.
초인적인 신체 조건으로 지구와 우주를 지키는 슈퍼 히어로들도 노화에 따른 각종 질환에 시달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이언맨은 넘치는 재력으로 우수한 건강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잦은 음주와 외부 충격 등으로 뇌질환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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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크는 분노조절장애와 반복되는 체구의 변화로 인해 각종 뼈와 심혈관 부분에 무리를 줘 노년에 만성질환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슈퍼 히어로 중 어린 축에 속하는 스파이더맨은 유연성과 민첩성 때문에 노년에 낙상 위험은 줄지만 야간출동이 잦아 또래 청소년의 권장수면시간인 8~10시간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만성적인 수면부족은 비만을 유발시킬 뿐 아니라 학습능력 저하, 우울증, 건망증 등 정신건강을 악화시키는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들이 많다.
노인학을 연구하는 루스 허버드 퀸즐랜드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령화 인구에 양질의 보건서비스와 사회보호를 제공하고 치매와 근력약화 등을 예방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보여 주기 위한 것”이라며 “유전적 요인을 제외하고 건강에 미치는 환경이나 사회경제적 요인은 충분히 수정이 가능한 만큼 노화 관리도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2021-12-1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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