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SLBM 발사 이유 없어” vs “美 압박 유일한 카드”

“北 SLBM 발사 이유 없어” vs “美 압박 유일한 카드”

김헌주 기자
김헌주, 신융아, 신형철 기자
입력 2021-08-04 22:30
업데이트 2021-08-05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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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北 도발 가능성” 발언 여파

정부, 16일 예정된 한미훈련 놓고 고심
北 도발 땐 통신선 복구 훈풍 등 물거품

오는 16일 시작하는 한미연합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할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훈련 강행 시 북한이 도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와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국가정보원장이 직접 언급했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다르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제기됐지만, 북한이 매년 반복되는 한미연합훈련 때문에 대화의 문을 닫아버리는 자충수를 둘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지난 3일 박지원 국정원장은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조정하지 않으면 북한이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를 묻는 위원들 질문에 “도발 행위가 있을 수 있다”고 답하는 과정에서 SLBM 발사 가능성도 언급했다고 복수의 정보위 참석자들이 전했다. SLBM 발사 정황과 관련한 구체적 설명 없이 도발 시나리오 중 하나로 SLBM을 예로 든 것이다.

SLMB 발사는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다음으로 도발의 수위가 높아 이게 현실화된다면 한반도 정세는 급속도로 악화될 게 뻔하다. 일단 탄도미사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위반이기 때문에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유엔 차원의 대응을 모색하면서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과 함께 강력 규탄에 나설 수밖에 없다. 남북 통신선 복구 이후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려던 우리 정부의 구상은 완전히 물거품되는 셈이다.

하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SLBM 발사 버튼을 누르는 순간, 단거리 미사일 발사 때와는 달리 현상 유지가 어렵기 때문에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SLBM 발사 등) 수위가 높은 도발을 하면 미국과의 대화 모멘텀을 잃어버리게 된다. 득보다 실이 많은 결정이어서 북한도 고민스러울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도발을 한다면 그건 도발을 할 수밖에 없는 북한의 내부 사정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에도 핵·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 와서 한미훈련을 핑계로 중강도 이상의 도발을 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반면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이 미국을 압박할 유일한 방법이 군사적 도발”이라면서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를 한 뒤 벼랑 끝 전술을 쓰는 정형화된 패턴을 구사할 수 있다고 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2021-08-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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