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들 틈에서 전략·액션으로 입지 굳혀
“자기 나약함 직면 뒤 강인함 찾는 캐릭터”
감독 “자기 인생 찾는 과정, 女 공감할 것”
마블의 새 영화 ‘블랙 위도우’로 돌아온 배우 스칼릿 조핸슨은 24일 한국 기자들과 진행한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캐릭터 진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10년간 땀의 결실이 이뤄졌다. 볼을 꼬집어 볼 정도로 꿈인가 생시인가 싶다”면서도 “이런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데에 자부심도 크다”며 밝게 웃었다.
‘블랙 위도우’ 나타샤는 마블 히어로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 캐릭터 중 하나로, 2010년 ‘아이언맨2’에서 조연으로 처음 등장했다. 초인들 틈에 낀 인간이지만, 뛰어난 전략과 날렵한 액션으로 입지를 굳혀 왔다. 그는 자신이 연기한 나타샤에 대해 “다른 어벤저들과 달리 자신의 나약함을 직면하고 거기에서 강인함을 찾는 캐릭터”라고 분석했다.
이번 영화는 블랙 위도우가 단독 주인공이다. 나타샤의 어린 시절을 조명하며, 캐릭터의 성격을 더 자세하게 보여 준다. 엄마 멜리나(레이철 와이즈 분), 여동생 옐레나(플로렌스 퓨 분)와 재회해 자신을 훈련시킨 악의 무리 ‘레드룸’을 반격한다. 어벤져스 시리즈로 볼 때는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2016)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 사이가 배경이다.
‘블랙 위도우’에 등장하는 여성은 모두 강인하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케이트 쇼트랜드 감독은 “자신의 인생을 살 수 없었던 사람들이 모여 자신의 인생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라는 면에서 여성들이 공감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들은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라 생존자인데, 그들을 억압했던 가부장제(레드룸)를 극복하려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여성 중심의 서사에 대해 “우리 영화는 ‘블랙 팬서’나 ‘원더 우먼’ 같은 영화들이 먼저 있었기 때문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 주류인 백인 남성 외에 다른 관객들도 존재한다는 걸 스튜디오도 알았고, ‘블랙 위도우’ 이후 또 다른 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의의를 더했다. 조핸슨은 이번 영화에서 단독 주연뿐 아니라 프로듀서로서도 활약했다. 그는 “힘든 과정이지만 그 과정이 투명해졌고, 그만큼 보람 있었다”고 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