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선 탄 여야 대권주자들의 메시지
이재명, 지원금 이어 “국가폭력 시효 폐지”이낙연 “檢, 노 전대통령 소탕하듯 수사”
정세균 “검찰·언론개혁 완수” 친문 구애
윤석열·안철수 등 야권도 “5·18 정신 계승”
여권, 尹 메시지에 “전두환 떠올라” 비난
文 “오늘 미얀마서 어제의 광주를 본다”
여야 지도부 ‘임을위한 행진곡’ 제창
김부겸(앞줄 왼쪽 두 번째) 국무총리가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1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송영길(네 번째) 민주당 대표, 김기현(다섯 번째) 국민의힘 대표권한대행 등 여야 지도부와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광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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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는 국가폭력범죄의 공소·소멸 시효 배제를 제안했다. 이 지사는 광주에 투입된 제11공수여단의 시민 사격 등을 언급하며 “누구도 반인권 국가폭력범죄를 꿈조차 꿀 수 없도록 국가폭력범죄에는 반드시 공소시효와 소멸시효가 배제돼야 한다”고 했다. 또 경기도는 7월부터 광주·전남도 외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5·18 유공자와 유족에게 매달 10만원의 생활지원금을 지원하는 등 호남 구애를 이어 갔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강성 지지자들을 향한 메시지를 쏟아냈다. 이 전 대표는 윤 전 총장의 ‘5·18 메시지’를 “너무 단순하다”고 깎아내렸다. 윤 전 총장이 ‘독재와 전제’라는 표현으로 현 정부를 겨냥했다는 해석에는 “검찰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그런 것처럼 소탕하듯 (수사)한 건 뭐라고 설명할 것이냐”고 했다. ‘조국 사태’에도 “검찰은 한 가정을 거의 소탕하지 않았느냐”고 윤 전 총장을 겨냥했다.
정 전 총리는 “광주항쟁 정신은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이라며 “우리 사회의 공정과 민생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검찰개혁 완수와 언론개혁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했다. 온화한 이미지의 정 전 총리가 강성 지지자들의 염원인 검찰·언론 개혁 중단 우려를 해소하려는 전략이다.
야권 주자들도 광주로 향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5·18 정신은 헌법 1조에 나오는 민주와 공화의 정신”이라며 “문재인 정권 4년간 민주주의와 공화주의 가치가 훼손된 데 분노하시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5·18은 특정 정당이나 지역의 일이 아니라 대한민국 모두의 일”이라며 국민통합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5·18 정신을 이어 나가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의 메시지에는 여권의 비난과 견제가 집중됐다. 윤 전 총장은 “5·18 정신은 모든 독재에 대한 저항”이라며 문재인 정부를 우회 비판했다. 지난 3월 사퇴 당시 “이 나라를 지탱해 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는 메시지의 연장선이다.
이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검찰이 ‘성공한 쿠데타’라고 전두환 신군부에 면죄부를 줬다”며 “함부로 인기 영합 수단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고 했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친일파가 태극기 든 격”이라고 비판했다.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도 “젊은 시절 전두환 장군이 떠오른다”고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우리는 광주의 진실, 그 마지막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오늘 미얀마에서 어제의 광주를 본다. 오월 광주와 ‘택시운전사’의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기자정신이 미얀마의 희망이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며 “민주, 인권, 평화의 오월은 어제의 광주에 머물지 않고 내일로 세계로 힘차게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손지은·강병철 기자 sson@seoul.co.kr
2021-05-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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