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학전블루 소극장서 2년 만에 선보여
학전의 현재와 미래 이끌 주역 3인 인터뷰
“전설 같은 작품…꼭 해야만 하는 작품”
시대 상황·인물 배경 등 깊은 스토리텔링 몰입
지난 14일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지하철 1호선’ 무대에 오르는 배우들이 지난 12일 연습실에서 인터뷰를 가진 뒤 함께 웃고 있다. 왼쪽부터 정재혁(문디 역), 박현선(날탕 역), 김민성(제비 역).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용 같은 존재였어요. 언제부터 알게 됐는지 모르지만 오래도록 전설로 알고 있었죠.” 세 배우에게 ‘지하철 1호선’은 존재감부터 거대했다. 작품이 처음 막을 올린 해 태어난 막내 박현선은 전설의 동물을 떠올렸다. 2017년 청소년극 오디션으로 학전과 인연을 맺은 그는 날라리 여고생 날탕 역으로 ‘지하철 1호선’에 올라탔다. “진짜 용을 만났으니 얼마나 무서웠겠느냐”면서도 “든든한 동료들이 있어 두려움을 이겨 냈고 함께 용을 타고 날 일만 남았다”며 발랄하게 웃었다.
뮤지컬 ‘지하철 1호선’.
극단 학전 제공
극단 학전 제공
2008년 이후 중단했다가 10년 만에 재개한 2018년 공연부터 함께하고 있는 정재혁은 “연기하려고 서울에 와 보니 연기 좀 한다는 선배들은 대부분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했길래 무척 궁금했다”고 떠올렸다. 혼혈 고아 철수 역으로 독일 공연까지 다녀온 정재혁은 이번에는 서울역 걸인 문디로 변신한다.
2006년 학전의 대표작인 뮤지컬 ‘지하철 1호선’ 3000회 특별공연에 카메오로 출연한 학전 출신 배우 황정민과 조승우.
극단 학전 제공
극단 학전 제공
김 대표는 배우들이 연습을 시작한 지난 3월 3주 남짓 공들여 ‘강의’를 이어 갔다. 독일 그리프스 극단의 원작 ‘Linie 1’과의 차이, 번안 및 연출 의도, 극 중 모든 인물 설명과 그들의 배경, 당시 역사적 상황까지 방대한 수업이 이뤄졌다. 이 때문에 “아무리 짧은 대사 한마디라도 허투루 뱉을 수가 없다”고 세 배우가 다시 한목소리를 냈다.
뮤지컬 ‘지하철 1호선’ 공연을 준비 중인 배우들.
극단 학전 제공
극단 학전 제공
박현선은 “저는 선녀가 걸레랑 이야기하며 ‘죽고싶다’는 말을 서슴 없이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라면서 “직설적으로 다 포기하고 싶다는 심정을 밝히는 이에게 ‘울 때마저도 아름다운 너’를 부르는 장면은 관객들에게도 큰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친정처럼 따뜻한 품”(박현선), “밥을 챙겨 주는 집 같은 곳”(정재혁)인 학전에서 이들은 선배들처럼 성장하고 뜻을 이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30주년이라고 특별하진 않아요. 아마 김민기 선생님도 그러실 거예요. 운행을 재개한 ‘지하철 1호선’에 저희가 탔을 뿐 앞으로도 많은 배우들이 같은 경험을 하고 오래 명맥을 이어 갈 것라고 봐요.”(김민성)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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