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연구진, AZ·화이자·모더나 백신 효과 첫 검증
서울의 한 보건소 백신 냉장고에 보관 중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모습.
연합뉴스
연합뉴스
이탈리아 페라라대가 중부 아브루초주 페스카라 지역 보건당국과 함께 올 1월 2일부터 지난달 24일까지 백신을 맞은 주민 3만7000명을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비접종 대조군보다 확진자 수는 95%, 중증 환자 수는 99% 각각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기간 백신을 맞은 뒤 사망한 사람은 95세 여성 1명이었다. 그는 백신을 맞기 전부터 이미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이나 이스라엘 등에서와 마찬가지로 백신이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는 데 큰 효과를 발휘했다는 게 수치로 입증된 셈이다.
이탈리아에서 이처럼 비교적 대규모로 백신 효능을 검증한 것은 처음이다.
연구진으로 참여한 람베르토 만촐리 페라라대 전염병학 교수는 “기대 이상의 좋은 결과”라고 반겼다.
만촐리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1회 접종만으로 효능을 보였고 뒤늦게 공급된 화이자나 모더나도 감염 및 중증 환자 발생을 차단하는 능력이 입증됐다”며 “백신의 효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AZ 백신의 경우 1회 접종으로도 치명률이 95% 감소했다는 분석 데이터도 있다.
특히 아브루초주의 경우 이탈리아에서도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가장 유행한 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세 백신이 영국발 변이에도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추정 가능하다고 만촐리 교수는 전했다.
백신을 통한 집단 면역 형성을 자신한 그는 “여름에는 계절적 영향이 더해져 바이러스의 위세가 약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9월부터는 확진 및 사망자 수가 확연히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탈리아는 작년 12월 27일 백신 캠페인을 개시한 이래 14일 현재까지 1841만6000여명이 최소 한 차례 백신을 맞았다. 전체 인구(약 6000만 명)의 30% 수준이다.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인원은 전체 인구의 13.8%인 828만2000여명으로 파악됐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