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감한 靑, 탄도미사일 판단 보류

난감한 靑, 탄도미사일 판단 보류

김헌주 기자
입력 2021-03-25 21:08
수정 2021-03-26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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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 만에 NSC 상임위… “깊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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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청와대에서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문재인 대통령 예방에 앞서 한미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스틴, 블링컨 장관, 성 김 미국 국무부 동아차관보 대행, 서훈 국가안보실장, 정의용 외교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 서주석 외교안보실 1차장. 2021. 3. 18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문재인 대통령 예방에 앞서 한미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스틴, 블링컨 장관, 성 김 미국 국무부 동아차관보 대행, 서훈 국가안보실장, 정의용 외교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 서주석 외교안보실 1차장. 2021. 3. 18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정부는 25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 개최하는 등 북측의 발사 배경과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였다.

청와대에서 NSC 상임위 긴급회의가 열린 시간은 오전 9시. 북한이 동해상으로 두 번째 미사일을 발사한 지 1시간 30여분 뒤였다. 지난 21일 순항미사일 발사 때와는 달리 상황이 엄중하다는 판단에 따라 긴급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보인다.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NSC 상임위는 미사일 발사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면서도 ‘탄도미사일’인지에 대한 최종 판단은 내놓지 않았다.

이는 주변국 중 가장 먼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정보를 발신하고, 탄도미사일이라고 규정한 일본 정부와 대비된다. 앞서 일본은 한국보다 이른 시점에 스가 요시히데 총리 주재로 NSC를 연 뒤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우리 정부가 “군 당국의 제원 분석이 나와 봐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은 탄도미사일로 규정짓는 순간,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연결되면서 ‘제재’ 문제가 전면에 등장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가 아직 끝나지 않은 점도 북한에 대한 강력 규탄으로 나아가지 못한 요인으로 꼽힌다. 남은 임기 대화의 불씨를 살려야 하는 문재인 정부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핵 수석대표인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성 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각각 유선 협의를 하며 상황을 공유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도 경각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면서 “대북정책 검토가 마무리되는 상황에서 당연히 좋은 징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음주 말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일 3국 안보실장 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위성락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오래전부터 대비를 했어야 했다”면서 “상황이 어려운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21-03-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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