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사실상 당론’ 발의… 국민의힘 “거대 여당 사법부 길들이기”

민주 ‘사실상 당론’ 발의… 국민의힘 “거대 여당 사법부 길들이기”

손지은 기자
손지은 기자
입력 2021-02-01 17:56
수정 2021-02-0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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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안 발의

“국회에 부여한 의무… 과오 바로잡아야
임, 재판개입 3건 헌법 103조 위반” 주장
野 “대법원장, 사법부 정치화 단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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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1일 국회 소통관에서 ‘임성근 법관 탄핵소추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탄핵소추안 발의에 동참한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 정의당 류호정 의원, 이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1일 국회 소통관에서 ‘임성근 법관 탄핵소추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탄핵소추안 발의에 동참한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 정의당 류호정 의원, 이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더불어민주당 소속 150명을 비롯한 161명의 국회의원은 임성근 부장판사의 탄핵소추 사유로 재판 개입 3건을 들고 그를 ‘사법농단 브로커’로 규정했다. 헌법재판소가 이달 말 퇴임이 예정된 임 부장판사의 파면을 결정할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에는 “국회는 국회의 헌법상 의무를, 헌재는 헌재의 헌법상 의무를 마지막까지 다하고 각자가 역사와 국민 앞에 책임을 지면 된다”고 강조했다.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4개 정당 대표자들은 1일 기자회견에서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것은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이라며 “사법농단의 역사적 과오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미래의 사법농단에 용기를 주는 것과 같다”고 했다. 헌재의 각하 가능성에 탄핵소추의 실익이 없다는 지적에는 “실익은 대한민국 헌정질서가 이렇게 설계된 대로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을 국민과 함께 확인하는 데 있다”고 했다.

탄핵소추안에는 임 부장판사가 ‘세월호 7시간’ 의혹을 보도한 일본 기자의 박근혜 전 대통령 명예훼손 재판 개입 외에도 2015년 쌍용차 집회 관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들에 대한 체포치상 사건, 유명 프로야구 선수의 도박죄 약식명령 공판절차회부 사건 등을 명시했다. 판결 내용을 사전에 유출 또는 유출된 판결 내용을 수정해 선고하도록 한 임 부장판사가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는 헌법 제103조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 174명 중 150명이 탄핵안 발의에 동참해 사실상 당론 추진의 형태를 갖췄다. 법관 탄핵을 당론으로 추진한 정의당(6명)과 열린민주당(3명), 기본소득당(1명) 국회의원 전원과 무소속 김홍걸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은 “거대 여당의 사법부 길들이기”라며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김 대법원장에 대해 “대법원 인사권 남용과 코드인사는 이 정권이 적폐로 몰았던 전 정권의 해악을 이미 넘어선 상태”라고 주장했다.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김도읍 의원도 전날 “(김 대법원장 체제에서) 3차례 자체 조사에도 ‘사법부 블랙리스트’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김 대법원장이 사법부 정치화의 단초를 제공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102석을 가진 국민의힘이 김 대법원장의 탄핵소추안을 발의(재적의원의 3분의1)할 수는 있으나 실제로 본회의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앞서 국민의힘은 20대 국회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 3회,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 1회 등 총 4차례 탄핵소추안을 발의했지만, 본회의 보고조차 없이 폐기됐다. 21대 국회에서는 지난해 7월 추 전 장관에 대한 탄핵안이 표결에 부쳐졌으나 민주당이 압도적인 의석으로 부결시켰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2021-02-0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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