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기다리는 2021년 미술계
‘38℃’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등 전시회
예술적 성찰·치유의 힘으로 관람객 위로
광주 2월·서울 9월에 비엔날레 개막
박수근·박찬욱 등 개인전도 이어져
올해 같은 이변이 없는 한 2021년엔 다양한 기획전과 거장의 작품을 두루 만날 수 있다. 미술과 문학의 관계를 조명한 국립현대미술관의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에서는 이중섭의 ‘시인 구상의 가족’(사진·1955)을 비롯해 구본웅, 김환기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우선 전 지구적 재난인 코로나19를 주제로 한 기획전이 돋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은 5월 팬데믹과 사회, 개인의 삶을 고찰하는 ‘코로나19 재난과 치유’(가제)전을 개최한다. 팬데믹을 바라보는 미술가들의 시각을 표출하고, 예술적 차원에서 재난을 어떻게 극복할지 모색하는 자리다. 무진형제, 에이샤 리사 아틸라 등 국내외 동시대 미술작가들이 함께한다.
아트선재센터는 팬데믹으로 인류가 함께 겪은 불안의 감각이 개인과 사회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조형 언어를 통해 살펴보는 기획전 ‘겹쳐진 표면의 틈’(가제)을 5월에 연다. 익숙한 도시 풍경을 낯설게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을 하는 작가 3명이 참여한다. 10월에는 지역과 환경에 따른 불균형이 인간의 신체에 미치는 차이, 질병과 보건 및 죽음의 문제를 다루는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학고재 갤러리도 전염병 확산을 계기로 인간의 몸과 세상의 관계를 돌아보는 기획전 ‘38℃’를 1월 6일부터 펼친다. 박미란 큐레이터는 “체온 38도는 공공장소 출입이 제한되는 고열의 기준점이자 사람이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목욕물 온도”라며 “몸과 정신, 물질과 자연의 네 가지 범주로 나눠 갤러리 소장 작품들을 선보인다”고 소개했다. 강요배, 이우성, 장재민, 팀 아이텔, 애니시 커푸어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올해 같은 이변이 없는 한 2021년엔 다양한 기획전과 거장의 작품을 두루 만날 수 있다. 국제갤러리는 현대미술의 거장 루이즈 부르주아(사진) 개인전을 연다. 90대에도 높이 11m에 달하는 대형 거미 조형물 ‘마망’을 만들며 창작열을 뿜어낸 그의 작품 세계를 보는 시간이다.
국제갤러리 제공
국제갤러리 제공
국내외 대표 작가들의 개인전도 풍성하다. 서울시립미술관은 2월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 이불의 예술 세계를 조망하는 대규모 전시를 연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국민 화가 박수근(11월), 한국 모더니즘 회화 대표 작가 정상화(5월) 개인전을 개최한다. 국제갤러리는 2월 현대사진의 새 지평을 연 미국 사진작가 로버트 메이플소프의 국내 첫 회고전을 시작으로 줄리언 오피, 루이즈 부르주아, 박서보의 작품을 선보인다. 10월 부산점에서 열릴 영화감독 박찬욱의 사진전도 눈길을 끈다. 갤러리현대는 한국실험미술의 거장 이강소와 이건용을 비롯해 김민정, 이강승 개인전을 마련했다.
올해 연기됐던 주요 비엔날레도 잇따라 열린다. 국내 최대 비엔날레인 광주비엔날레는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을 주제로 2월에,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하루하루 탈출한다’라는 제목으로 9월에 개막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2020-12-31 2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