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잃은 친문…이낙연 對 이재명 관망하고 ‘대타’ 찾기

김경수 잃은 친문…이낙연 對 이재명 관망하고 ‘대타’ 찾기

김진아 기자
김진아 기자
입력 2020-11-08 15:40
수정 2020-11-0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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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김경수 지사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김경수 지사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지사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 출석을 위해 법정으로 향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11.6 연합뉴스
김경수 경남지사가 1심에 이어 지난 6일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더불어민주당 내 최대 계파인 친문(친문재인)계의 대권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

친문은 그들의 적자로 꼽히는 김 지사가 무죄를 받게 되면 그를 앞세워 ‘이낙연 대 이재명’으로 갇힌 대권 구도를 재편하려 했지만 시작부터 틀어진 상황이다. 친문이 김 지사의 대타를 찾기 위한 시간이 필요해지면서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의 오차범위 내 박스권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친문은 김 지사가 김 지사의 실형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친문 핵심인 전해철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대법원에서 충분히 진실이 가려질 수 있도록 김 지사가 의연하게 대응하리라 믿고 응원한다”고 밝혔다. 황희 의원도 “댓글조작을 드루킹하고 공모할 동기도 없고 그 자체로 선거에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며 “재판부가 정치권 선거문화에 이해가 부족해도 너무 과하게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주장했다.

친문이 김 지사에 대한 희망을 버리진 않았지만 그가 차기 대선을 노리기에 여건은 좋지 않다. 민주당 당헌상 대선후보는 내년 9월 10일까지 정해져야 한다. 김 지사에 대한 대법원 판결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경선 일정 등을 고려하면 촉박할 수밖에 없다. 친문 측 관계자는 8일 “친문이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 김 지사에 미안함이 크지만 차차기를 노릴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친문 내에서는 또 다른 대선후보를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대표가 친문과 거리가 먼 이 지사를 상대로 최근 하락세를 보이면서 본선 경쟁력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친문 의원들이 주축이 되어 싱크탱크인 ‘민주주의 4.0 연구원’(가칭)을 조만간 출범시키려는 것도 제3의 대선후보를 찾기 위한 작업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 대표든 이 지사든 현재 상황에서는 어느 쪽도 본선 경쟁력을 장담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에 내년 초까지는 상황을 보자는 인식이 강하다”라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정세균 국무총리, 이광재 의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제3의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을 언급하지만 친문과 거리가 있는 데다 이 대표와 이 지사의 박스권 구도를 깰 만한 파괴력이 없다는 점에서 고민이 크다. 한 중진 의원은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되는데 이를 관리할 책임이 있는 정 총리가 대권에 도전하겠다고 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노(친노무현) 핵심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등판 가능성도 검토된다. 민주당 측 인사인 박시영 윈지코리아컨설팅 대표는 지난 6일 KBS 사사건건 프로그램에서 “유 이사장 본인은 나올 생각이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유 이사장에게 러브콜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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