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탯줄·태반 붙어 있어” 베이비박스 바로 앞에서…영아 숨진 채 발견

“탯줄·태반 붙어 있어” 베이비박스 바로 앞에서…영아 숨진 채 발견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0-11-03 17:48
수정 2020-11-0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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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발생한 교회 베이비 박스 인근 모습. 수건에 싸여있던 아이는 이 파란색 플라스틱 통 주위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사건이 발생한 교회 베이비 박스 인근 모습. 수건에 싸여있던 아이는 이 파란색 플라스틱 통 주위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3일 새벽 주사랑공동체 교회 인근 발견‘베이비박스’ 앞에서 영아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관악경찰서는 이날 오전 5시 30분쯤 관악구 주사랑공동체 교회에 설치된 베이비박스 맞은편의 공사 자재 더미에서 분홍색 수건에 싸여있는 남아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이 인근 CCTV를 확보해 분석한 결과 전날 오후 10시 10분쯤 한 여성이 영아를 드럼통 위에 두고 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경찰은 행인이 드럼통 아래에서 영아 시신을 발견한 점으로 볼 때 아기가 전날 밤까지는 살아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발견 당시 아기는 탯줄과 태반이 붙어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사랑 공동체 교회 관계자는 “늦은 밤에도 불이 켜져 있고, 아기를 따뜻하게 보호할 수 있는 ‘베이비박스’와 ‘베이비룸’을 운영하고 있는데도 비 오는 날 밤 공사 자재 위에 아기를 올려둔 것은 유기 행위”라며 “CCTV 해상도가 높지 않아 늦은 밤에는 밖에 둔 아기를 발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교회 베이비 박스 인근 모습. 수건에 싸여있던 아이는 이 파란색 플라스틱 통 주위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사건이 발생한 교회 베이비 박스 인근 모습. 수건에 싸여있던 아이는 이 파란색 플라스틱 통 주위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경찰, CCTV 통해 영아 유기 화면 확보경찰 관계자는 “CCTV에 찍힌 여성이 친모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베이비박스 위치를 잘 몰라서 영아를 잘못 두고 갔을 가능성까지 고려해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비박스는 아이를 낳았지만 양육비 등 현실적인 이유로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여성들이 아이를 놓고 갈 수 있도록 마련해 둔 간이 보호시설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주사랑공동체 교회의 이종락 목사가 최초로 만들었다.

한편 경찰은 영아를 두고 간 여성 등을 찾아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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