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변국과 협업으로 선도… 이제 뉴노멀 제시할 때

한국, 주변국과 협업으로 선도… 이제 뉴노멀 제시할 때

오경진 기자
오경진 기자
입력 2020-10-14 17:54
수정 2020-10-15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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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팬데믹과 한국의 미래] 이정동·짐 데이토 교수 ‘한미 랜선 대담‘

한국, 세계 각국서 비전 찾는 롤모델 부상
단순 추격자 안 돼… 창조 국가로 거듭나야
반도체·조선 등 산업 리더십, 선진국 이끌어
‘BTS’ 신개념 성공… 정부, 기업 혁신 도와야

“한국은 크기가 작지만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와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한국처럼 투명한 정부와 근면한 국민성을 갖춘 국가를 찾아 체계적인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십시오.”(짐 데이토 하와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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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데이토 하와이대 명예교수가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서울미래컨퍼런스’에서 ‘포스트 팬데믹 시대와 한국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데이토 교수는 미국 하와이에서 원격으로 컨퍼런스에 참여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짐 데이토 하와이대 명예교수가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서울미래컨퍼런스’에서 ‘포스트 팬데믹 시대와 한국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데이토 교수는 미국 하와이에서 원격으로 컨퍼런스에 참여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지금까지 한국의 산업은 앞선 국가들의 기술을 가져와 그것을 끊임없이 따라가는 방식으로 발전했습니다. 일부 분야에선 원조를 뛰어넘기도 했죠. 이제는 참조할 국가가 없습니다. 낮은 등산길을 가다가 갑자기 높은 절벽을 만난 셈이죠. 기존 선진국도, 우리도 이제는 ‘알 수 없는’ 곳으로 함께 나가야 하는 시기가 된 것입니다.”(이정동 서울대 교수)

올해 한국은 세계에서 유독 관심을 많이 받은 국가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수준 높은 의료기술과 촘촘한 방역체계를 바탕으로 “코로나19 대응의 암호를 풀었다”(월스트리트저널)는 평가를 받았다. 뿐만 아니다. 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기생충’ 봉준호 감독, ‘빌보드 신화’를 쓴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성공은 한국이 문화적 영향력을 뜻하는 ‘소프트 파워’도 갖췄음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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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한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불확실한 시대에 가장 큰 기회를 잡은 한국의 미래를 두고 두 석학이 머리를 맞댔다. 14일 열린 ‘2020 서울미래컨퍼런스’ 두 번째 프로그램인 ‘에스에프시 토크’(SFC Talk)는 세계미래학회 회장이자 하와이대 미래전략센터 소장인 짐 데이토 하와이대 명예교수와 ‘축적의 시간’의 저자이자 대통령 경제과학특별보좌관을 맡고 있는 이정동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의 대담으로 진행됐다.

데이토 교수는 지금껏 한국이 빠르게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망이 마냥 밝은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과거 한국은 앞선 국가들의 모델을 본받아 성장했고 이제는 그 국가들을 능가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한국이 따라갈 모델이 없다. 만약 지금 다른 나라들을 따라가려고 한다면 대단한 실수”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각국에서 한국을 보면서 많은 비전을 찾고 있다”면서 “단순한 추격자로 남아서는 안 된다. 창조적이고 포용적인 리더 국가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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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동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가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서울미래컨퍼런스’에서 ‘포스트 팬데믹 시대와 한국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이정동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가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서울미래컨퍼런스’에서 ‘포스트 팬데믹 시대와 한국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이 교수는 “한국 산업의 발전을 보면 70년 전에는 아예 황무지였다. 당시 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22%에 불과했다는 통계도 있다”면서 “그러나 반도체, 디스플레이, 조선 등 산업 리더십이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에서 점점 한국으로 넘어오는 경향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제는 벤치마킹할 것이 없다. 이젠 우리가 새로운 개념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숱한 시행착오 경험이 쌓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국이 제시한 새로운 개념 중 하나가 바로 BTS라고 분석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수많은 아이돌그룹이 중국, 일본, 미국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러다 결국 20여년 만에 성공하면서 케이팝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설계하기에 이르렀다”면서 “앞으로도 기업들이 기꺼이 도전할 수 있도록 혁신 기업들을 정부가 지원하고 규제 체제를 바로잡아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2020-10-1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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