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 협치의 결과물로 4차 추경안부터 통과시켜야

[사설] 여야, 협치의 결과물로 4차 추경안부터 통과시켜야

박홍환 기자
입력 2020-09-08 21:50
수정 2020-09-09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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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 새 서울 상점 2만곳 폐업
국가적 위기, 말 대신 행동으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그제 연대와 통합의 정치를 호소한 데 이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어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여야 간 진정한 협치를 강조했다. 협치의 조건은 서로 달랐지만 21대 첫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여야 수뇌부가 사실상의 대국민 협치 약속을 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이 대표는 특히 국민과 여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윈 정치’를 제안했는데 국민의힘은 이례적으로 호평을 아끼지 않는 등 이전과는 사뭇 다르게 긍정적인 분위기를 내보였다.

이 대표는 “국난을 헤쳐 나가는 동안에라도 정쟁을 중단하고 통합의 정치를 실천하자. 나부터 노력하겠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도 “협치와 소통은 국가 위기 극복에 필수 요소다. 지금은 협치가 요구되는 시간이다”라고 화답했다. 현재의 상황을 국난으로 규정한 여야 모두 국민의 고통과 불안감을 거론했는데 협치를 통해 올바른 처방전을 조속히 마련하는 게 정치권의 도리일 것이다.

최근 석 달 사이 서울에서만 2만곳의 음식점과 상점이 문을 닫았다고 한다. 영업하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도 “매출이 10분의1로 쪼그라들었다”며 폐업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서민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협치의 첫 결과물은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4차 추가경정예산안의 합의 처리일 것이다. 정부ㆍ여당이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피해 지원을 계획한 만큼 선별지원을 주장해 온 야당도 적극 호응해 추석 이전에 지급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길 바란다.

코로나19라는 대폭풍이 몰아치고 있는 지금은 한배를 타고 함께 위기를 헤쳐 나갈 시기이지 배를 난파시킬 계제가 아니라는 점을 여야 모두 명심하길 바란다. 과거 우리 정치권은 입으로는 협치와 통합을 거론하면서도 정쟁과 다툼으로 날을 지새곤 했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없으니 협치는 공허한 말장난에 그친 경우가 허다했다. 양보와 배려 없이 여당은 힘의 정치를 구사했고, 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에만 골몰하지 않았나 반성해야 한다.

176석의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의석의 숫자만 믿고 폭주한다면 협치는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오고 말 것이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역시 이런 위기의 시기에 ‘국정 발목 잡기’에만 몰두한다면 무책임한 정당이라는 오명으로 역사에 기록될 수 있다. 여야가 생각이 다른 부분은 잠시 접어 두고 합의 가능한 시급한 민생 의제부터 차근차근 협치하길 기대한다. 양보와 배려가 없다면 협치의 결과물은 나올 수 없는 것 아닌가.

2020-09-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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