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에서 기둥머리 발굴, 고대 유대 왕국의 궁전이었을 가능성

예루살렘에서 기둥머리 발굴, 고대 유대 왕국의 궁전이었을 가능성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9-04 07:23
수정 2020-09-04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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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남쪽에서 발굴됐다고 이스라엘 유물관리청(IAA)이 3일 공개한 기둥머리에 새겨진 문양은 현재 이스라엘에서 통용되는 5셰켈 동전에 새겨진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예루살렘 AFP 연합뉴스
예루살렘 남쪽에서 발굴됐다고 이스라엘 유물관리청(IAA)이 3일 공개한 기둥머리에 새겨진 문양은 현재 이스라엘에서 통용되는 5셰켈 동전에 새겨진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예루살렘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 고고학자들이 예루살렘에 있었다고 성경에 기록돼 있는 유대 왕국의 궁전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기둥머리(柱頭)를 발굴했다고 흥분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3일(현지시간) 전했다.

올드 시티에서 남쪽으로 3㎞ 떨어진 이스트 탈피옷(아르몬 하낫지브)의 한 건물 땅 밑에서 아름답고 정교한 기둥머리(柱頭)가 출토돼 이곳에 웅장한 궁전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학자들도 이렇게나 온전한 형태로 묻혀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이 궁전은 서기전 8세기와 7세기 사이에 세워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둥머리가 셋, 호화로운 창문틀이 나왔다.

이스라엘 유물관리청(IAA)은 성명을 내 “서기전 10세기와 6세기 사이의 퍼스트 템플 시기에 왕궁이 지어졌다는 얘기와 일치하는 기둥머리들은 지금까지 발견된 것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인상 깊다”고 밝혔다. IAA는 세 기둥머리 가운데 둘이 아주 온전하게, 하나 위에 하나가 묻혀 있어 깜짝 놀랐다고 덧붙였다. 누군가 일부러 얌전히 파묻었다는 얘기로 들린다.

발굴을 지휘한 야코브 빌릭 교수는 “이 시점에 기둥머리를 감춘 사람이 이런 식으로 발굴될 것을 알았다거나 왜 그렇게 했는지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런 독특한 곳에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일 중 하나인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답을 내놓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웅장한 건물이 서기전 586년 바빌론 침공 때 파괴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기자들이 3일 이스라엘 유물관리청(IAA)이 예루살렘 다윗의 도시 지하에서 발굴한 기둥머리 셋을 공개하자 취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른바 퍼스트 템플 시기의 유다 왕이 건축한 궁전일 가능성이 있어 2700년쯤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예루살렘 UPI 연합뉴스
사진기자들이 3일 이스라엘 유물관리청(IAA)이 예루살렘 다윗의 도시 지하에서 발굴한 기둥머리 셋을 공개하자 취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른바 퍼스트 템플 시기의 유다 왕이 건축한 궁전일 가능성이 있어 2700년쯤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예루살렘 UPI 연합뉴스
IAA는 또 “기념비적인” 건축물에 살았던 누구라도 지금 다윗의 도시로, 아라비아어로 와디 힐웨흐로 알려진 이곳과 유대인들에게 템플 마운틴으로, 무슬림에게 하람 알샤리프로 알려진 신성한 평원에 세워진 유대인 사원을 바라보면 가슴이 벅차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궁전이 들어설 만한 입지였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건물 소유자는 유다왕 가운데 한 명이거나 귀족 출신의 부유한 사람일 것으로 짐작했다.

기둥머리에 새겨진 장식은 유다와 이스라엘 왕국 시절의 것으로 널리 알려진 오페(ofe) 문양이다. 현대 이스라엘의 5셰켤 동전에 새겨진 것과 똑같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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