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률 1.1%… 63개국 중 37위 그쳐
지방 아파트·빌라·다세대 등 통계에 포함
인구 절반 수도권 거주 특수 상황도 제외
2000년 물가 상승 반영해 거래가격 차이
12일 IMF에 따르면 2018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63개국 가운데 45개국의 집값이 올랐고, 한국의 집값 상승률은 1.1%로 37위에 그쳤다. 이 중 OECD 회원국 37개국만 보면 한국 집값 상승률은 26위다. IMF는 2000년 2분기를 기준(100)으로 물가 상승을 반영한 세계 63개국의 집값을 단순 평균한 해당 지수를 분기마다 산출한다. 63개국 중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국가는 필리핀(20.0%)이었고, 포르투갈(10.5%), 라트비아(10.4%) 등도 높았다. 독일(3.4%), 프랑스(2.3%), 중국(2.3%), 미국(1.6%) 등도 한국보다 상승률이 높다. 반면 일본(1.0%), 이탈리아(0.1%), 영국(-0.6%) 등은 낮았다.
IMF가 2010년을 기준으로 집계한 OECD 소속 32개국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도 한국(90.56)은 이탈리아(90.36)에 이어 소득에 비해 집값이 2번째로 덜 오른 국가로 나타났다. 임대료 대비 주택가격도 한국(99.65)은 39개국 가운데 33위였다.
세계적인 집값 상승 현상은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으로 풍성해진 글로벌 유동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IMF의 집값 상승률 통계는 OECD와 마찬가지로 서울뿐 아니라 전국의 모든 유형의 주택을 대상으로 한다. 국민 대다수가 관심을 갖는 수도권 위주의 아파트값 상승률과는 차이가 있다.
부동산114가 전수조사한 같은 기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국이 2.1%, 서울이 4.2%로 나타났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IMF 등의 비교 대상은 아파트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덜 오른 빌라와 다세대 주택 등을 모두 포함한 총량을 단순 비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도 “국민이 관심 갖는 집값은 수도권 아파트 위주인데, IMF의 통계는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거주하는 한국의 특수 상황을 반영하지 않고 지방까지 포함했다”고 말했다.
국제기구들의 집값 통계가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보정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OECD는 1986년을, IMF는 2000년을 기준으로 이후 물가상승을 반영한 집값을 지수로 산출한다는 점에서 실제 거래가격과는 차이가 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20-08-13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