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출마한 이낙연·김부겸·박주민
누구도 친문 전폭적 지지 장담 못 해
친문 의원들도 아직 줄 안 서고 ‘눈치’
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유력한 ‘핵심 친문(친문재인)주자’가 없는 구도라는 점이다. 김부겸 전 의원과 박주민 의원, 이낙연 의원 등 모든 후보가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의 지지를 갈구하지만 그 누구도 친문의 전폭적 지지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22일 후보 등록 후 본격 당권 경쟁이 시작됐지만 민주당 친문 성향 당원 및 의원들은 아직 지지세를 모아 줄 곳을 정하지 못했다.
핵심 친문의 빈자리를 차지한 후보가 이 의원이다. 당 일각에서는 그를 ‘위탁 친문’으로 칭한다. 이 의원의 지지층은 문 대통령 지지층과 상당히 겹친다. 단, 이 점이 오히려 단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신만의 정치색을 드러낼수록 문 대통령 지지층이 등을 돌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박 의원의 출마로 이 의원에게 향했던 친문 지지세가 갈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전 의원은 세 후보 중 ‘비문’으로 분류될 정도로 친문의 지지에 관해선 가장 취약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전 의원은 16대 총선 경기 군포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김 전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스승으로 평가받는 김원기 전 국회의장을 후원회장으로 영입하고,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시민사회비서관을 지낸 김택수 전 대전시 정무부시장에게 캠프 대변인직을 맡기기도 했다.
박 의원은 문 대통령이 직접 영입한 인재이자 이해찬 대표 아래에서 지도부를 경험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친문과 이해찬계의 특징을 동시에 지닌 셈이다. 이 또한 박 의원에게는 기회이자 위기로 작용한다. 지지층의 폭을 넓힐 수 있지만, 이해찬계를 꺼리는 핵심 친문 지지자들의 반감을 살 수 있어서다.
원내 당심도 한 곳으로 모이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뚜렷한 계파가 있었다면 진영별로 흩어져 줄을 섰겠지만, 현재 의원들은 각자도생하며 눈치를 보고 있는 형국이다. 당내 한 재선의원은 “캠프별로 제안은 계속 오고 있지만 과거와 달리 줄 서는 분위기 자체가 조성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2020-07-23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