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속 철분농도 높을수록 인지능력 저하 뚜렷
알츠하이머 환자 인지능력 저하는 과도한 철분 축적 때문
뇌신경과학자들은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기억력 퇴화와 인지능력 저하의 근본적 원인은 뇌 속 철분의 과도한 축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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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오스트리아 그라츠의대, 네덜란드 네이메헌 라드바우드대 신경의학센터, 독일 루트비히 막시밀리안 뮌헨대 메디컬센터 공동연구팀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능력 저하는 뇌 속 철분이 쌓이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방사선학’ 6월 30일자에 발표했다.
알츠하이머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이 뇌에 과도하게 쌓이면서 기억력을 비롯한 인지능력이 저하되는 질환으로 치매 발병 원인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전에도 알츠하이머 환자들이 일반인들에 비해 뇌 철분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지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한 상태였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환자 100명과 인지능력이 정상인 일반인 100명을 대상으로 고해상도 영상을 얻을 수 있는 3T(테슬라)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를 이용해 뇌를 정밀하게 촬영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환자 100명 중 56명을 무작위로 뽑아 17개월 동안 신경심리학적 검사와 3T MRI 촬영을 주기적으로 실시했다.
뇌에 과도한 철분 축적되면 인지능력 저하
과학자들은 뇌에 철분농도가 과할 경우 알츠하이머를 유발시키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의 응축을 촉진시키고 신경독성을 일으켜 인지능력 저하를 가져온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뇌 속 철분분포와 농도를 파악하기 위해 건강한 사람(위)과 알츠하이머 환자(아래)의 뇌를 고해상도 MRI로 촬영해 비교했다.
북미방사선학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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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두엽은 언어와 기억, 학습, 사회적 관계에 관여하는 뇌 부위이다. 또 알츠하이머 환자들은 뇌의 부피가 줄어들면서 인지능력이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연구에 따르면 뇌의 부피가 정상적이라도 철분 수치가 높게 나타날 경우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뇌 속 고농도 철분이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 축적을 촉진시키고 이들이 신경독성을 나타내도록 촉진시키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라인홀트 슈미츠 그라츠의대 교수(노인신경학)는 “이번 연구는 뇌 속 철분농도를 알츠하이머를 미리 예측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한편 뇌에서 과도한 철분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알츠하이머를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