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서 43년 만에 금동신발 출토
황남동 120호 고분서… 5~6세기 추정금동 말안장 달개 등 희귀품도 쏟아져
신라 최상위층인 왕족·귀족 무덤 추정
문화재청과 경주시가 진행한 ‘경주 황남동 120호분’ 조사에서 출토된 희귀 유물들. 120호분 남쪽에 있는 120-2호분에서 금동신발이 모습을 드러냈다.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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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신라왕경 핵심 유적 복원·정비사업의 하나로 경주시와 추진 중인 ‘경주 황남동 120호분’ 조사에서 금동신발과 허리띠 장식용 은판, 각종 말갖춤 장식 등 다량의 희귀 유물이 출토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 공개된 금동신발은 사적인 경주 대릉원 일원 내 황남동 120호분 남쪽에 위치한 120-2호분에서 발견됐다. 무덤 주인 발치에 놓인 금동신발은 표면에 ‘T’자 모양의 무늬가 뚫려 있고, 둥근 모양의 금동 달개(구슬을 꿰어 만든 장신구)가 달려 있다. 발굴 초기 단계여서 표면만 노출된 상태지만 1970년대 황남대총 남분에서 나온 금동신발과 비슷한 모양이다.
조사기관인 신라문화유산연구원 김권일 선임연구원은 “지금까지 출토된 신라 금동신발은 21쌍이며, 이 중 12쌍이 경주 고분에서 나왔다”면서 “죽은 이를 장사 지내는 의례용으로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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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과 경주시가 진행한 ‘경주 황남동 120호분’ 조사에서 출토된 희귀 유물들. 금동 말갖춤 장식물(사진)은 5세기 후반~6세기 전반쯤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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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과 경주시가 진행한 ‘경주 황남동 120호분’ 조사에서 출토된 희귀 유물들. 사진은 유물이 나온 황남동 120호분을 내려다보고 찍은 모습이다.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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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호분은 화강암이 풍화한 모래인 마사토를 써서 봉분을 만들었다. 경주 돌무지덧널무덤(적석목곽묘) 가운데 마사토로 봉분을 축조한 사례는 처음이다. 무너지기 쉬운 모래를 사용한 이유는 앞으로 더 연구가 필요하다.
발굴조사단은 120-1·2호분 조사 후 120호분을 본격 발굴한다. 120호분은 1·2호분보다 크기가 두 배여서 현재까지 나온 유물보다 더 중요하고 방대한 유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2020-05-28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