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취약층 살려낼 긴급재난지원금, 4월에는 지급해야

[사설] 취약층 살려낼 긴급재난지원금, 4월에는 지급해야

입력 2020-03-30 21:46
수정 2020-03-31 02:2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시행착오 병목현상 최소화시켜…성패좌우 골든타임 놓쳐선 안 돼

정부가 중산층을 포함한 소득 하위 70% 가구에 100만원(4인 가구 기준)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열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제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신속히 2차 추경안을 제출하고 4월 중으로 국회에서 처리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전체 가구 50%에 100만원 지원’을 검토했다가 지원범위와 자금을 대폭 늘렸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 코로나19 재난을 극복하려고 현금 지원을 결정한 만큼 한국도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이다. 전체 2100만 가구 중 1400만 가구에 해당한다. 올해 4인 가구 기준 중위 소득 150%는 712만원이다.

이번 대책은 코로나 위기에 맞선 긴급 처방 성격이 강하다. 경제와 민생 타격으로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을 지원한다는 데 주목적이 있다. 가계의 가처분소득 여력을 늘려 소비로 연결하면서 자영업자와 기업의 매출을 늘리는 선순환 구도를 만들어 경제충격을 다소나마 완화하려는 의도다. 정책이 기대한 소기의 효과를 거두려면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 ‘속도감 있게’ 발표된 정책이 ‘속도감 있게’ 집행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24일 100조원 규모의 ‘기업구호 긴급자금’ 지원에 이어 이번에도 파격적인 정책을 발표했지만 정작 현장과 시장에서는 볼멘소리가 들린다. 정책 집행의 병목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정책의 효과는 타이밍에서 좌우되는 만큼 가용 행정력을 총동원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제 20대 국회는 4·15 총선 직후 마지막 업무가 될 2차 추경안 처리에 만전을 기하고 정부가 5월 중순 지급을 밝혔지만, 가능한 한 4월 중에 각 가정에 전달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이번 긴급재난지원은 선별지원이지만 가구의 70%가 혜택을 보는 만큼 기본소득 논의에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중앙정부가 재난을 맞아 지원금을 지급한 것은 1948년 이래 처음인 만큼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야 한다. 국민에게 현금이 지급되는 과정, 즉 신청방식과 지급체계 등을 향후 정책 지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는 세밀하게 관리해야 한다.

정부는 9조 1000억원으로 예상되는 재원 중 7조 1000억원은 중앙정부가 2차 추경을 편성해 충당하고 2조원은 지방자치단체에 부담시킨단다. 혹여 정부 예산 지출구조조정 등을 통해 재원의 일부라도 마련하는 안을 고려한다면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 ‘속도’와 ‘제대로’는 공존하기 어렵지만, 정부가 과감하게 한 결정이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경제주체들이 협력해야 한다.

2020-03-31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 or 31일
정부와 국민의힘은 설 연휴 전날인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내수 경기 진작과 관광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에 일부 반발이 제기됐다.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될 경우 많은 기혼 여성들의 명절 가사 노동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내수진작을 위한 임시공휴일은 27일보타 31일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있다.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과 31일 여러분의…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31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