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하의 시시콜콜] F4비자와 유승준

입력 : ㅣ 수정 : 2019-11-1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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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준

▲ 유승준

얼마전 친구가 재외동포(F4) 비자를 받았다. 국내 기업의 독일 지사에 수년간 근무하다가 가족을 남겨두고 혼자 한국에 돌아온 지 3년 만이다. 다른 기업의 독일 지사장으로 가는데 그 쪽에서 해당 국가 국적을 선호했다. 가족도 그 곳에서 학교 다니며 생활하고 있어 국적을 바꿨다. 그리고 ‘외국국적동포 국내거소신고증’을 받았는데 크기가 주민증과 똑같다.

F4 비자는 대한민국 국적을 갖고 있다가 외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에게 주어진다. 친구는 한국에 있을 때는 주민증 대신 들고 다니면 되니 주민증을 교체한 셈 쳤다. 실제 주민등록번호 대신 거소신고번호로 국내 모든 활동이 가능하다. 회사에 취직해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물론 금융거래, 부동산 구매 등도 된다.

다만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없고, 단순 노무행위를 할 수 없고, 선량한 풍속이나 그 밖의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외국에 사니 선거에 참여할 까닭이 없고, 지사장 하다가 단순노무를 할 일도 없고, 선량한 풍속에 위반되는 행위야 대한민국에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니 친구의 한국 내 지위는 큰 변화가 없다. 다만 3년에 한번 비자를 갱신해야 한다. 그래도 가장 혜택이 많은 비자로 평가 받는다.

국내에서 취업활동이 가능한 비자는 교수(E1), 영어유치원이나 방과후수업에서 활동하는 회화지도(E2), 국내에서 3D업종에 주로 종사하는 외국인노동자들이 받는 비전문취업(E9), 외국인 선원에 해당하는 선원취업(E10) 등이 있다. 즉 알파벳E가 있으면 외국인이 국내에서 돈을 벌 수 있는 비자라고 보면 된다.

알파벳과 숫자를 조합한 외국인 비자는 30여가지가 넘는다. 체류자격이 다양화되면서 비자 종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A로 시작하면 외교관이나 공무 등 국가 대 국가로 공적 영역에서 파견된 외국인에 해당되는 비자다. B는 단기비자로 외국인이 관광이나 단기연수 등을 위해 미국에 들어갈 때 받는 B1, B2와 비슷하다. C도 국내에서 취업활동이 가능한 비자이지만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이 30일 또는 90일로 짧다. 방문동거(F1), 거주(F2), 동반(F3) 등은 가족이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한국에 있는데 별 무리가 없다.

서울고법 행정10부는 어제 가수 유승준씨가 주LA총영사관을 상대로 “사증 발급 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한 사증발급 거부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유씨는 2002년 한국 국적을 포기해 법무부로부터 입국을 거부당한 뒤 LA총영사관에 F4 비자를 신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재외동포법은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외국국적을 취득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해 외국인이 된 경우에도 41세가 되면 F4를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씨는 현재 43세로 발급 대상이다. 하지만 외교부는 어제 판결에 대해 대법원에 재상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씨의 한국행은 참 험난하긴 한데 자업자득이다.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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