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항공, 영화 ‘로켓맨’ ‘북스마트’ 동성애 장면 잘랐다가 혼쭐

델타 항공, 영화 ‘로켓맨’ ‘북스마트’ 동성애 장면 잘랐다가 혼쭐

임병선 기자
입력 2019-11-03 21:15
수정 2019-11-03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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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켓맨’의 한 장면.
영화 ‘로켓맨’의 한 장면.
미국 델타 항공이 기내 영화 ‘로켓맨’과 ‘북스마트’의 동성애 장면을 싹둑 자르고 방영했다가 제작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되살려낸 콘텐트를 방영하고 있다.

델타는 문제의 콘텐트가 “불필요하게 잘려나갔다”고 밝히고, 회사가 문제의 장면을 잘라내라고 한 것이 아니라며 제3의 인물이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우리는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 성기를 가리키는 단어나 “레즈비언” 같은 단어도 삭제됐다.

영국 팝아티스트 엘튼 존의 일대기를 담은 ‘로켓맨’은 두 남자 배우가 정사를 나누거나 입을 맞추는 장면이 잘려나갔다. 이 영화는 미국령 사모아 섬과 러시아에서도 동성애 장면들이 잘려나간 채로 개봉됐다.
2019년 화제의 영화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코미디 영화 ‘북스마트’의 올리비아 와일드 감독은 기내 영화를 가위질한 것은 “정신 나간” 짓이라고 개탄했다. AFP 자료사진
2019년 화제의 영화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코미디 영화 ‘북스마트’의 올리비아 와일드 감독은 기내 영화를 가위질한 것은 “정신 나간” 짓이라고 개탄했다.
AFP 자료사진
성년식을 다룬 코미디 영화 ‘북스마트’는 레즈비언들이 입을 맞추는 장면이 제거됐다. 마침 배우 겸 모델로 활약하다 이 영화를 통해 감독으로 데뷔한 올리비아 와일드가 델타 여객기에 탑승했다가 검열로 잘려나간 영화를 관람해 항공사에 따졌다. 그녀는 기내에 상영된 영화에 온갖 욕설은 그대로 남아 있었지만 남녀 성기를 묘사한 단어들은 모두 잘려나갔다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와일드는 트위터에 “시청자들, 특히 여성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던 걸까”라고 되묻고 “그들의 몸 자체가 음란하다고? 성이 수치스럽다는 건가“라고 물었다.

델타는 성명을 통해 항공사가 기내 영화에 대한 편집 권한을 갖는 것은 통상적인 관행이라며 이번 콘텐트는 가이드라인에 부합했다며 “지금도 기내에 ‘젠틀맨 잭’이나 ‘이메진 미 앤드 유’와 ‘문라이트’가 상영되고 있고, 과거에도 수많은 콘텐트가 있어서 우리가 성적 소수자 LGBTQ의 사랑 장면을 잘라내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와일드는 “모든 항공사, 특히 포용성에 대해 자부심을 갖는 이들이라면 이런 제3자 회사와는 함께 일하지 않으며 관람 등급 분류를 믿고 시청자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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