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접종’ 거부하는 미국, 대규모 유급·퇴학 사태 발생 위기

‘예방접종’ 거부하는 미국, 대규모 유급·퇴학 사태 발생 위기

한준규 기자
입력 2019-10-04 14:00
수정 2019-10-0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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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이후 최악의 홍역사태 발생

지난 9월까지 30개주 1200여건 발생
부모 신념·종교 때문에 예방접종 안해
뉴욕·워싱턴주 “예방접종안하면 퇴학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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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고담의 주인공인 ‘홍역 백신’
백신 고담의 주인공인 ‘홍역 백신’ 서울신문DB
미국이 1992년 이후 최악의 ‘홍역’ 사태를 앓으면서 초중고생의 대량 유급·퇴학 사태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욕과 워싱턴주 등이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학생들의 등교 제한뿐 아니라 퇴학까지 경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지난 9월까지 미국 내 확인된 홍역 발생 수는 30개 주에서 1200여건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1992년 이후 그리고 2000년에 미 보건당국의 ‘홍역 완전 제거’ 선언 이후 가장 많은 발생 건수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깜짝 놀란 미국의 각 지방자치단체는 올 상반기 홍역 등 전염병을 막기 위해 부모의 신념이나 종교적 이유로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학생들의 학교 출석을 막는 법안을 앞다퉈 통과시켰다.뉴욕시 등에서 통과된 새로운 법안은 학생들이 개학 후 첫 2주 이내에 백신을 접종받도록 요구하고 있다. 늦어도 오는 11월 말까지 예방접종 확인서를 제출하지 않는 학생은 학교에 등교하지 못한다. 이들은 홈스쿨링을 하거나 아예 다른 주로 이사해야 한다.

뉴욕에서는 2만 6000여명의 학생, 워싱턴주에서 6000여명의 학생이 아직 예방접종 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들의 대량 유급이나 퇴학 등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교육당국은 보고 있다. 뉴욕시의 한 교육 관계자는 “유대인이 많이 거주하는 뉴욕 롱아일랜드 지역에서만 학생 4000여명이 백신을 거부하는 부모와 살고 있다”면서 “이들이 오는 11월까지 예방접종 확인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개별 통지와 각종 홍보 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백신 괴담’ 등 예방접종의 불안을 없앨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1년 진행된 한 연구에서 전체 미국 학부모의 4분의 1가량이 백신을 심각하게 의심하고 있으며, 30%는 백신이 자폐증 등 학습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학계 한 관계자는 “이유 없는 ‘백신 괴담’으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면서 “백신의 안정성을 검증할 수 있는 더 많은 연구와 이에 대한 홍보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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