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슬로베니아에 세워진 멜라니아 조각상 ‘흉물’ 논란 왜

고향 슬로베니아에 세워진 멜라니아 조각상 ‘흉물’ 논란 왜

최훈진 기자
입력 2019-07-07 14:57
수정 2019-07-0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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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의 고향 슬로베니아 세브니카에 들어선 나무 조각상. 2019.07.07 세브니카 AFP 연합뉴스
미국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의 고향 슬로베니아 세브니카에 들어선 나무 조각상. 2019.07.07 세브니카 AFP 연합뉴스
이민자 출신인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의 목상(木像)이 그의 고향인 슬로베니아 세브니카에 세워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7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 나무 조각상은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식 당시 하늘색 캐시미어 드레스 차림의 멜라니아 여사가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던 모습을 형상화했다. 보리수의 밑동에 세워진 기둥은 실물 크기이며, 조각상의 얼굴은 목상의 특성상 다소 투박하게 표현됐다.

독일 베를린에서 활동 중인 미 예술가 브래드 다우니는 슬로베니아에서 배관공이자 ‘맥시’라는 이름의 현지 아마추어 조각가 알레스 주페브크에게 조각상 건립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큐멘터리 ‘멜라니아’를 제작 중인 다우니는 지난 6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멜라니아 여사에게 바치는 첫번째 기념물”이라면서 이민자 출신 아내와 결혼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민자 정책을 펼치는 모순을 지적하기 위해 이 조각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다우니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맥시와 멜라니아는 같은 해, 같은 병원에서 태어났지만 둘의 인생은 극적으로 다르게 흘렀다”며 현지 조각가를 선정한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슬로베니아 수도 류블랴나의 한 전시회에서 이 목상의 사진을 전시했다. 전시회 큐레이터는 “대중에게 선보이기에 아주 흥미로운 작품”이라면서 “항간의 이슈가 되는 주제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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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슬로베니아 세브니카에 들어선 미국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의 나무 조각상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 있다. 2019.07.07 세브니카 AFP 연합뉴스
지난 5일 슬로베니아 세브니카에 들어선 미국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의 나무 조각상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 있다. 2019.07.07 세브니카 AFP 연합뉴스
그러나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 조각상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조각상이 멜라니아의 얼굴을 거의 닮지 않은데다 누군가 체인톱으로 눈, 코, 입을 도려낸 듯한 모습이라는 평가다. 조각상을 흉물스러운 허수아비에 비유하는 이들도 있었다.

멜라니아의 백악관 입성 이후 슬로베니아에서는 그가 고향의 발전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0대 때 모델 활동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온 그는 당시 사업가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멜라니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공개적으로 슬로베니아를 방문하지는 않았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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