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죽하면 ‘강남권 경찰 특감반’ 신설하겠나

[사설] 오죽하면 ‘강남권 경찰 특감반’ 신설하겠나

입력 2019-07-04 23:34
수정 2019-07-05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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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이 서울 강남·서초·송파·수서경찰서 등 강남권 경찰서를 전담하는 특별감찰반을 만들었다. 그중에서도 강남경찰서는 ‘특별인사관리구역’으로 지정해 최대 70%의 소속 경찰을 대폭 물갈이한다. 경찰청은 앞으로도 비위가 많은 경찰서는 특별 관리하기로 했다.

경찰청이 어제 유착비리 근절 대책을 발표한 것은 경찰 조직 전반을 강도 높게 쇄신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무엇보다 버닝썬 사태로 경찰과 유흥업소 및 권력 유착설까지 나와 국민 시선이 쏠렸는데도 용두사미로 수사를 마무리해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쏟아졌으니 부담이 컸을 게다. 그뿐만이 아니다. 소속 아이돌 스타의 마약 의혹과 관련한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전 대표와 경찰 간 유착 의혹에 경찰은 3년 만에 제 손으로 재수사를 하는 처지다. 의혹 당사자이자 연예계의 큰손인 양 전 대표가 “내사 종결될 것”이라는 말까지 대놓고 했으니 유착 의심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실제로 버닝썬 사태와 YG 성접대 의혹 등 추문이 끊임없는데도 처벌 사례는 거의 없다.

유착 의혹도 그렇거니와 기본적인 수사 역량까지 경찰은 계속 시비의 도마에 오른다.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에 대해서도 부실수사 논란이 커지자 경찰청은 진상조사팀을 따로 만들어 제주동부경찰서로 급파했다. 이 지경이니 시중에서는 “무얼 믿고 경찰에 수사 종결권을 넘겨주겠느냐”는 회의론이 쏟아지는 것이다. 이대로 자치경찰제까지 시행되면 지역 유지나 토호 세력과 결탁한 경찰에 민생 치안이 심각하게 흔들릴 수도 있겠다는 우려마저 터진다.

이번 유착비리 근절 대책이 검경 수사권 조정을 앞둔 시점에서 조직 보신을 위한 보여 주기식 제스처는 아니어야 할 것이다. 지금 국민들은 신뢰의 확신이 들기 전에는 경찰에 어떠한 권한도 더 넘겨줄 수 없겠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2019-07-0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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