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오늘… 외국 정규 군대로 첫 전망
이란 “미군도 테러조직에 올릴 것” 맞불미국이 이란 정예부대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외국 테러조직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지난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 조치가 현실화되면 미국이 외국 정규군대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는 첫 사례가 되는 것으로, 지난해 이란 핵 합의 파기에 따른 경제 제재 이후 이란과의 극한 대결이 재개될 전망이다.
익명의 미 관리는 이날 로이터통신에 “미 정부가 이르면 8일 이란 IRGC를 테러조직이라고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대이란 경제 제재를 복원하겠다고 발표한 지 1년이 되는 시점에 앞서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이 IRGC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할 것이라는 예측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적성국이라 할지라도 미국이 해당 정부의 정규 군사조직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적은 없었다. 테러조직 지정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나 ‘알카에다’처럼 미국 정부가 소탕하겠다는 의미로 사실상 IRGC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이란군 병력 52만여명 가운데 12만여명의 정예로 구성된 IRGC는 단순한 국토 방위 임무보다 1979년 혁명 이후 수립된 이란의 이슬람 체제를 수호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미국은 IRGC가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고 시리아 헤즈볼라 등 테러집단을 지원하고 있다며 제재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이란도 미군을 자체 테러 조직 블랙리스트에 올린다고 경고하는 등 ‘맞불’을 놓았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6일 이란을 방문한 아델 압둘 마흐디 이라크 총리에게 “미군의 주둔은 이라크의 국익에 손해를 끼친다”면서 “이라크 정부는 미군이 이라크를 신속히 떠나도록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9-04-08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