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사라져버리고 싶다는 유언 받들기로
생전의 패션의 제왕
생전 자신의 패션쇼에서 자신이 만든 의복을 입은 젊은 모델과 함께 있는 패션의 제왕, 라거펠트.
지난 19일 85세로 타계한 라거펠트의 패션브랜드 ‘카를 라거펠트’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장례절차는 유지에 따른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라거펠트는 평소 “그냥 사라져버리고 싶다. 사람들을 거추장스럽게 하는 건 질색”이라고 말해왔다. 2015년 공영 프랑스TV 인터뷰에서도 그는 “매장은 끔찍하다. 그냥 숲속의 야생 동물들처럼 사라져 버리고 싶다. 무덤에 남아 사람들을 거추장스럽게 하는 것은 질색”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죽으면 오랜 동성 연인으로 1989년 숨진 프랑스 ‘사교계의 명사’ 자크 드 바셰르와 자신의 골분을 섞어서 뿌려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라거펠트는 바셰르의 시신을 화장하고 남은 골분(骨粉) 절반을 보관하고 있었다. 그는 또 성대한 장례식도 원하지 않는다며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가족들이 유언을 두고 싸움박질하는 걸 보면 장례식이 소극(笑劇)처럼 느껴진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