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게이오대 심포지엄서 ‘선제 조치’ 강조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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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특보는 지난 9일 일본 도쿄 게이오대에서 열린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질서 구상’ 심포지엄 기조발제에서 “북한이 (지난해 4월)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요구)를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모든 농축우라늄과 플루토늄을 폐기할 의사가 있다고까지 말했다”며 “하지만 지금까지는 말뿐이고 행동은 없었으니 이제는 실질적인 행동을 보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선(先) 핵폐기’를, 북한이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을 강조하며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가시적인 선행 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미국 내에서 그의 체면을 살려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양측이 나중에 (핵폐기와 이에 대한 보상의) 동시 교환을 하더라도 처음 행동은 북측에서 가시적으로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미국의 보상 조치와 관련해 “북한의 핵폐기 약속에 대해 미국이 유엔 안보리 제재를 포괄적으로 완화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이보다 남북 간 경제 교류를 예외 규정으로 인정해 주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2차 정상회담에서 “빅딜, 스몰딜의 그림이 그려져야 한다. 어떤 형태로든 로드맵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미 정보당국 추산에 따르면 북한이 핵탄두를 60~65개를 갖고 있다는데, 만약 북한이 이보다 적은 숫자를 신고하면 미국은 속임수를 쓴다고 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협상의 판이 완전히 깨지기 때문에 북·미가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한반도 문제에서 일본 정부를 배제하려 한다는 일부의 주장과 관련해서는 “1~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 총리의 요청으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제기했고, 아베 총리에게 회담 결과도 설명했다”며 부인했다. 그는 이어 “일본 외무성은 유럽연합(EU) 같은 데에서 북한 문제 해법에 대한 우리 대통령의 주장을 봉쇄하며 지나친 행동을 했다”고 지적하며 “일본이 부정적인 외교만 적극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판이 되는 쪽으로(상황이 잘 흘러갈 수 있도록) 적극성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19-02-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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