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개헌과 맞먹는 정치개혁 핵심”

정동영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개헌과 맞먹는 정치개혁 핵심”

손지은 기자
손지은 기자
입력 2018-12-13 22:18
수정 2018-12-14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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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도 개혁 외치는 민주평화당

“양극화된 ‘양대 정당제’서 벗어날 기회
청와대는 국회 영역이라고 말해선 안돼
민주·한국, 개혁의 길 갈지 결단 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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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13일 선거제도 개혁 관철을 위해 국회 본청 앞에 임시로 설치한 천막당사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13일 선거제도 개혁 관철을 위해 국회 본청 앞에 임시로 설치한 천막당사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라는 10글자를 가져오면 농성을 풀겠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13일 국회 본청 앞에 설치한 천막당사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선거제 개혁과 관련해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개혁의 길을 갈지 반(反)개혁의 길을 갈지 결단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평화당은 지난 3일부터 ‘선거제 개혁 관철을 위한 천막당사’를 만들어 놓고 24시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어제 민주당이 제안한 ‘1월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합의-2월 임시국회 처리’는 수용할 수 없나.

-민주당이 “여야가 논의해온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의 기본방향에 동의한다”고 했는데, 그것은 자기 부정이다. 민주당은 2015년에 이미 당론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안한 독일식 권역별 연동형 비례제에 환호했다. 3년 뒤인 지금 연동형 비례제 도입을 원칙적으로 고려하겠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민주당은 야 3당이 단식을 포함한 농성을 먼저 풀고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것은 박정희·전두환 시대 때의 태도와 별반 다름이 없다. 소위 인권을 중시하고 민주주의자들이 모여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라고 믿기에는 지금 태도가 너무 실망스럽다. 과거 기득권 집권세력의 행태를 너무 빨리 배우고 닮았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는데.

-나 원내대표도 보수를 재건하려면 개혁의 길을 가야 한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선거제도 개혁은 국회의 영역”이라고 했는데.

-걱정스럽다. 청와대가 이걸 국회의 문제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87 체제’를 ‘2020 체제’로 바꾸자는, 개헌과 맞먹는 정치 개혁의 핵심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을 개혁주의자라고 하면서 정치 개혁을 국회에서 다 할 것이다라고 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

→여론은 대표성·비례성 강화에는 찬성하지만, 의원 정수 확대에는 부정적인데.

-정치 혐오는 정서의 문제고 나의 삶은 현실의 문제다. 기득권화한 양당을 쳐다볼 게 아니라 비정규직, 청년 등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해 국회에 들어오자는 뜻을 전하고 있다.

→민주평화당이 홍대, 광화문에서 실시한 대국민 홍보전에서 시민들의 실제 반응은 어땠나.

-연동형 비례제라는 학술용어가 장애물이지만 ‘알고 보니 나의 삶을 바꾸는 핵심이구나’라고 공감하더라.

→연동형 비례대표제 외에는 대안이 없나.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해 선거제도를 바꾸면 당장 제도적인 ‘온건 다당제’가 실현된다. 양극화된 ‘양대 정당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인물보다 정당이 훨씬 중요해지면서 국민의 지지를 받고자 정책으로 경쟁하고 그 가치를 실현하려고 노력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책 정당, 이념 정당, 가치 정당이 되는 것이다.

→지금 반드시 선거제를 바꿔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전에는 한국당이 죽기 살기로 반대했다. 영남 기득권 거대 정당이 완강한 거부를 해 불가능했는데 지금은 기회의 문이 열려 있다. 한국당도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 고민하고 있다. 여기에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적극적 의지가 가해지면 문이 열릴 수 있다. 지금을 놓치면 이 문이 다시 닫혀버릴 수 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2018-12-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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