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거듭난 공간] “낭만적 공간보다 보존성 먼저 고민”

[문화로 거듭난 공간] “낭만적 공간보다 보존성 먼저 고민”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18-12-03 17:36
수정 2018-12-0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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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아트벙커 B39 운영 류효봉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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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아트벙커 B39 운영 류효봉 대표
부천아트벙커 B39 운영 류효봉 대표
‘부천아트벙커 B39’(이하 B39)는 설계부터 운영까지 민간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B39를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노리단의 류효봉(44) 대표이사에게 B39 운영 방식과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민간이 운영하는 이유가 있나.

-부천시가 2015년 운영 기업·단체를 공모했을 때 노리단이 선정됐다. 이후 기본 설계부터 운영까지 민과 관이 함께 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운영한다. 관에서만 맡으면 공무원이 바뀔 때마다 운영 방식이 오락가락하곤 한다.

→민간 운영하면 수익을 내야 할 텐데.

-정부에서 민간에 사업을 위탁할 때에는 크게 ‘관리형’과 ‘수익형’으로 나뉜다. B39는 부천시와 사회적기업이 손을 잡은 혼합 사례라 할 수 있다. 1년에 운영비가 20억원 정도 들어가는데, 부천시에서 7억원을 대준다. 이외 비즈니스 활동은 철저하게 노리단이 맡는다. 레스토랑 운영, 국제 포럼 유치, 기관 제휴, 대관료, 촬영 장소 제공 등으로 수익을 낸다. 현재 2층까지만 일반 공개하는데, 3~5층은 예전 모습 그대로 남겨뒀다. 촬영팀이 세트를 만들어 영화 촬영도 하고, 케이팝 그룹이 뮤직 비디오를 촬영하기도 한다.

→남겨둔 소각장 시설이 흥미롭다.

-이곳은 김광수·김효영 건축가가 설계에 참여했다. 대규모 기계설비 공간을 바꾸는 일이어서 안전에 가장 신경을 썼다. 문화예술공간이라고 낭만적으로만 설계해선 안 된다. 안전 진단 이후 무엇을 남기고 보존할까 염두에 뒀다. 이 과정에서 부천시장이 ‘MA’(마스터 아키텍트) 권한을 줬다. 덕분에 대규모 프로젝트가 중간에 좌초되지 않았다. 독특한 모습 때문에 외국에서도 벤치마킹하러 많이 온다.

→곳곳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더라.

-건물이 가진 특수성 때문일 것이다. 이런 대형 산업시설은 눈으로만 본다고 모두 알 수 없다. 우리는 시민들이 올 때마다 새로움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러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예를 들면 시민들이 재벙커를 무서워하니까 거기로 들어오게 하면 어떨까 라든가 하는 식이다. 현재는 공간을 2층까지만 개방하지만, 앞으로 어떤 형태로 바뀔지는 아무도 모른다.

→앞으로 운영은 어떻게 하나.

-B39에 관해 시민들은 갤러리인지, 미술관인지, 공연장인지 궁금해한다. 그러나 정확한 콘셉트는 ‘뭐든 다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요즘은 전시 보러 가서 밥도 먹고, 즐겁게 놀기도 한다. 그리고 ‘특이한 곳이 있다더라’는 소문이 나면 애써 찾아가기도 한다. 시민의 문화에 관한 욕구가 기술 변화에 따라 넓어지고, 이에 따라 문화예술 공간도 거기에 맞춰 바뀌어야 한다. B39는 기본적으로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작업’을 전문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다만, 아직은 모든 걸 다 보여 주지 않았다. 창의성을 가미해 진화하는 공간이라고 보면 된다. 부천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비롯해 3대 국제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B39는 그 위상에 걸맞은 곳, 그러면서도 시민들이 항상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8-12-0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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