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거듭난 공간] 소각로는 꺼졌지만 예술은 불타오른다

입력 : ㅣ 수정 : 2018-12-03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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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부천아트벙커 B39
1995년부터 15년간 가동하던 39m의 쓰레기 벙커
2014년 문화재생사업 통해 탈바꿈
주요 시설 그대로 살려 스토리텔링 가미
감각적인 외관을 자랑하는 경기 부천시 삼정동의 ‘부천아트벙커 B39’ 정문. 1995년 5월부터 2010년 5월까지 15년 동안 하루 200t의 쓰레기를 태우던 소각장은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의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사업에 선정되면서 올해 6월부터 새로운 문화예술공간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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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각적인 외관을 자랑하는 경기 부천시 삼정동의 ‘부천아트벙커 B39’ 정문. 1995년 5월부터 2010년 5월까지 15년 동안 하루 200t의 쓰레기를 태우던 소각장은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의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사업에 선정되면서 올해 6월부터 새로운 문화예술공간으로 거듭났다.

영문자를 파낸 검은색 철골구조 입구가 예사롭지 않다. 입구에 들어서자 트럭 한 대가 지나갈 수 있는 사각 아치 모양 기둥이 나온다. ‘#계측장소’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소각 프로세스의 첫 시작. 이곳은 쓰레기 트럭이 들어와 쓰레기양의 무게를 재던 곳’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알록달록한 유리문의 2층 스튜디오. 시민들을 위한 각종 강좌가 상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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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록달록한 유리문의 2층 스튜디오. 시민들을 위한 각종 강좌가 상시 열린다.

대형 천막으로 둘러싼 옛 관리동 건물을 지나 쓰레기 반입실에 들어선다. 1층 입구 왼편의 검은색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니 이번엔 철조망에 ‘#쓰레기 저장소(벙커)’라는 안내판이 있다. ‘높이 39m의 쓰레기를 저장하던 벙커’라고 쓰여 있다. 철조망 너머로 고개를 빼꼼 내놓고 쳐다본다. 거대한 콘크리트 구덩이에 순간 정신이 아찔하다.

‘39m’는 대략 건물 15층 정도의 높이다. 숫자가 주는 깊이감, 높이감이 상당하다. 벙커 위쪽 왼편에 커다란 철문이 굳게 닫혀 있다. 과거 저 철문이 열리면 쓰레기가 쏟아져 39m 구덩이를 가득 메웠을 것이다. 도대체 어떤 광경이었을까 상상하며 다시 훑어 보니 이동식 레일에 크레인이 달렸다. 아마도 쓰레기를 이동시키는 것 아니었을까. 아니나 다를까, 오른편에 또 커다란 철문이 보인다.
B39 건물의 외관. ‘부천 크리에이티비티 리믹스-컬처 플레이그라운드’라는 글자가 장소의 성격을 말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