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리설주 ‘음악 친교’… 음대 수업 참관 뒤 오케스트라 관람

김정숙·리설주 ‘음악 친교’… 음대 수업 참관 뒤 오케스트라 관람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18-09-18 22:34
수정 2018-09-19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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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서 첫 남북 퍼스트레이디 만남

“이번에도 좋은 결실 맺었으면” 대화 나눠
공연 중간 노래 따라부르며 서로 귓속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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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최대 아동병원 찾은 김 여사
北 최대 아동병원 찾은 김 여사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18일 평양 옥류아동병원을 방문해 어린이 환자와 보호자를 격려하고 있다. 김 여사는 어린이 환자에게 “아프지 마라”,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에서 18일 이뤄진 남북 퍼스트레이디의 만남은 정상회담 못지않게 관심을 끌었다. 두 사람의 이번 만남은 두 정상과는 또 다른 무게감을 지닌 두 퍼스트레이디가 서로 동등한 위치인 ‘카운터파트‘로서 평양에서 만났다는 의미를 지닌다.

관심이 집중된 일정은 오후 3시부터 진행된 김원균명칭음악종합대학(음악종합대학) 참관이었다. 두 사람은 최태영 음악종합대학 총장의 영접을 받아 학생들의 수업을 직접 참관했다. 이후 학내 음악동으로 이동한 두 사람은 함께 오케스트라 공연을 관람했다.

김 여사가 최태영 총장에게 “등록금은 얼마예요”라고 질문하자 최 총장은 “등록금이 무슨 말씀입니까”라고 되물어 남과 북의 다른 실상을 보여 줬다. 음악동으로 이동하는 중간 왕대래 열매 앞에서 리 여사와 대화를 나눈 김 여사는 “풍성하게 열린 가을 과일처럼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좋은 결실이 맺히면 좋겠다”고 말했다. 리 여사는 “저도 회담이 잘됐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오케스트라 공연은 가야금과 독창 등으로 이뤄진 3곡이 연주됐다. 이후 김 여사와 리 여사의 요청으로 북한 노래 ‘우리는 하나’가 추가로 연주됐다.

진지한 표정으로 공연을 감상한 김 여사와 리 여사는 중간에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서로 귓속말을 하며 친밀한 모습을 보였다. 일정에는 남측 문화예술계 인사로 참가한 작곡가 김형석씨와 가수 에일리, 지코도 동행했다. 김씨는 “내년 100주년 3·1절에 남과 북이 함께 부를 수 있는 통일 노래를 만들자고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음악종합대학 방문에 앞서 김 여사와 리 여사는 개별 오찬을 마친 뒤 북한 내 최대 규모의 아동병원인 옥류아동병원을 방문했다. 김 여사는 병원에 입원해 있는 아이들을 직접 만나 “이름이 뭐니? 몇 학년이야?”라며 친근하게 물었다. 리 여사도 미소 띤 얼굴로 이 모습을 지켜봤다.

리 여사와 남측 참가자들 사이에 거리를 좁히는 스킨십도 이뤄졌다. 리 여사는 1991년 사상 최초 남북 단일팀을 이뤘던 현정화 한국마사회 탁구단 감독의 손을 잡고 “손 좀 한번 잡아봅시다. 여성들이 남북 관계에 앞장서고 있다”며 반가움을 나타냈다. 또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주장을 맡았던 박종아 선수를 소개받자 “온 겨레에 큰 감동을 선사했습니다”라고 격려했다.

딱딱한 분위기를 누그러뜨린 장면들도 나왔다. 김 여사는 리 여사에게 가수 지코를 가리켜 “이번 방북단에서 가장 핫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마술사 최현우씨가 자신을 ‘요술사’라고 소개하자 리 여사는 “제가 없어지나요?”라고 답해 좌중을 웃기기도 했다. 리 여사는 또 가수 알리에게 “전에 한 번 오셨었죠”라며 친근함을 드러냈다. 알리가 지난 4월 평양 공연에 참여했던 사실을 기억해 언급한 것이다. 알리는 염색한 자신의 머리를 가리켜 “머리가 너무 노랗죠”라며 웃음을 보였다.

오후 4시쯤 오후 일정을 마친 김 여사는 리 여사를 향해 “또 만납시다”라고 말하면서 차에 올라타 한층 더 친근해진 모습을 보였다.

평양공동취재단·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2018-09-1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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