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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뿔난 서울상도유치원 학부모들, “책임 떠넘기지 말고 대책 내놔라”

[현장]뿔난 서울상도유치원 학부모들, “책임 떠넘기지 말고 대책 내놔라”

유대근 기자
입력 2018-09-14 13:30
업데이트 2018-09-1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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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옷 입고 14일 오전 교육청 항의방문
유치원 정상화 계획·공동진상조사위 구성 등 요구
조희연 교육감, “독립 유치원 수준 교육 보장”
서울 교육청 항의방문한 서울상도유치원 학부모들
서울 교육청 항의방문한 서울상도유치원 학부모들 서울상도유치원 학부모비상대책위원회 소속 학부모들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 정문 앞에서 현수막을 펼쳐든 채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아이들은 (사고 이후) 잠을 못자요. 꿈을 꿨는데 유치원이 무너지는 꿈을 꿨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힘든데 대응이 너무 느린 것 아닙니까.”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 교육청에는 검은옷을 맞춰입은 학부모 약 40명이 찾아와 조희연 서울 교육감에게 따져물었다. 지난 6일 밤 건물이 반파된 동작구 서울상도유치원 학부모들이었다. 이들은 “사고 때문에 아이들과 학부모는 고통받고 있는데 중장기적으로 아이들이 생활할 공간은 어떻게 마련해줄 것인지, 사고 진상은 뭔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다”며 분통 터뜨렸다.

조 교육감이 험한 분위기를 수습하려는 듯 “오늘 오후 5시쯤 상도유치원에 찾아가려 했다”고 말하자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하원해 엄마들이 한참 바쁠 때인데 그때 찾아와 만나겠다는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고 발생 일주일이 지나도록 교육당국의 대책을 기다리던 학부모들은 “교육청과 동작구청이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해 아이들은 생각도 하지 않는다”며 이날 교육청을 항의 방문했다. 사고가 나기 전에도 복지부동으로 일관해 화를 키웠던 교육당국이 사고 후에도 달라진게 없다는 주장이었다.

이들은 조 교육감을 만나기 전 발표한 입장문에서 “하루아침에 유치원을 잃은 아이들은 ‘언제 유치원으로 갈 수 있느냐’고 묻는데 관계당국은 여전히 각자 생각만 하고 있다. 비겁하다”고 지적하며 2가지 요구 사항을 밝혔다. ▲유치원 정상 운영 계획 및 향후 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 ▲교육청과 동작구청, 학부모가 참여하는 공동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 등이다. 학부모들은 오는 18일 정오까지 서면으로 이 요구에 대한 답을 달라고 요구했다.
서울상도유치원 붕괴 이틀 전 벽체 균열
서울상도유치원 붕괴 이틀 전 벽체 균열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서울상도유치원의 지난 5월 31일(왼쪽)과 붕괴사고 이틀 전인 9월 4일(오른쪽)에 진행된 안전점검 시 촬영한 사진을 14일 공개했다. 지난 4일 촬영한 유치원의 지상 1층 벽체에 균열이 생겼다. 2018.9.14
박경미 의원실 제공 연합뉴스
학부모들은 조 교육감을 만난 자리에서도 불만과 불안감을 쏟아냈다. 한 학부모는 “지금 유치원 아이들이 쓰는 초등학교는 6개월만 머물 수 있다는데 이후에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도대체 누구한테 물어봐야 하느냐”며 “상황이 열악하니 유치원에 계약직 교사라도 채용해달라고 했는데 담당 교육지원청에서는 ‘본청 지시가 있어야 한다’는 말만 하더라”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는 “인근 신상도초교 역시 건물이 부서진 게 보인다”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 “구청과 교육청이 전혀 소통이 안 된다. 구청·교육청·학부모를 잇는 소통라인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조 교육감은 “6개월 이후에도 아이들이 독립 유치원 수준의 교육을 졸업할 때까지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면서 “구체적인 방법은 부모들과 협의해가면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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