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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녹조라떼’ 되나…대청호에 번지는 불길한 녹색기운

올해도 ‘녹조라떼’ 되나…대청호에 번지는 불길한 녹색기운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7-12 11:55
업데이트 2018-07-1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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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진앙지 추소 수역에 악취 풍기는 녹조 찌꺼기 ‘둥둥’

장마와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에 다시 녹조가 번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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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녹조라떼”…녹색으로 물든 대청호
“또 녹조라떼”…녹색으로 물든 대청호 장마와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에 녹조가 번지기 시작했다. 12일 충북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에서 한 주민이 진녹색으로 변한 물을 떠올려 보여주고 있다. 2018.7.12
연합뉴스
해마다 이 호수에서 가장 먼저 녹색 띠가 형성돼 ‘진앙’으로 지목되는 충북 옥천군 군북면 추소수역의 물빛은 이미 진녹색으로 물들기 시작했고, 악취를 풍기는 암갈색 녹조 찌꺼기까지 둥둥 떠다닌다.

12일 이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장마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면서 호수 가장자리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녹조가 중심부 쪽으로 번지는 중이다.

‘부소담악’이라고 불리는 호수 안 700여m 구간의 암봉(일명 병풍바위) 주변에는 장맛비에 떠밀려온 쓰레기와 녹조 찌꺼기가 뒤엉켜 썩고 있다.

주민들은 “며칠 전부터 물빛이 녹색으로 변하더니 한 치 앞도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혼탁해지고 있다”며 “사흘째 폭염이 이어지면서 녹조가 급격히 확산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금강지류 소옥천이 유입되는 이곳은 물 흐름이 거의 없고 수심이 얕아 해마다 짙은 농도의 녹조가 발생한다.

녹조를 억제하기 위해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수차(水車)’라고 불리는 물 순환장치 15대를 설치해 상시 가동할 만큼 수질관리가 어려운 곳이다.

이곳은 해마다 장마철을 전후해 녹조가 짙어진다.

질소·인 같은 영양염류가 빗물에 씻겨 들어온 뒤 수온이 상승하면서 녹조를 일으키는 유해 남조류가 급번성하기 때문이다.

식물성 플랑크톤의 일종인 남조류는 수중 생태계를 구성하는 필수요소지만, 과다 증식할 경우 악취와 함께 물고기 폐사의 원인이 된다.

환경부는 남조류 세포 수를 기준으로 조류경보제를 시행한다.

남조류가 2주 연속 1천cells/㎖을 넘을 경우 ‘관심 단계’를 발령하고, 1만cells/㎖ 이상으로 올라서면 ‘경계 단계’로 격상한다.

대청호는 2014년을 제외하고 지난 10년간 조류경보가 이어졌다. 진녹색으로 변한 호수를 빗대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작년에는 7월 26일(회남수역)부터 11월 22일(추동수역)까지 무려 120일 동안 경보가 발령된 바 있다.

추소수역에서 증식 중인 녹색 알갱이는 아직 대전과 청주의 식수원이 있는 하류 쪽으로는 번지지 않은 상태다.

금강유역환경청이 지난 9일 측정한 남조류 수치는 문의수역 832cells/㎖, 회남수역 208cells/㎖, 추동수역 108cells/㎖ 등 1주일 전보다 조금씩 내려앉았다.

이 기관 관계자는 “장맛비가 유입되면서 일시적으로 농도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1주일 새 수온은 0.5∼2.5도 상승해 녹조가 번성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금강물환경연구소 관계자는 “남조류는 햇볕이 강하고 수온이 25도 안팎일 때 쉽게 번성한다”며 “장맛비로 육상의 영양염류가 대거 유입된 상태여서 녹조가 급격히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국은 녹조 확산에 대비해 수질관리를 강화한 상태다.

한국수자원공사 대청지사는 인근 주민들을 동원해 호수로 유입된 장마 쓰레기 등 오염물질을 서둘러 수거하고, 물 위에 떠다니는 녹조 찌꺼기를 걷어내는 조류 제거선도 운항하고 있다.

대청지사 관계자는 “소옥천 합류지점 6곳 조류 차단막을 설치했으며, 녹조 확산에 대비해 조류제거선 1척을 새로 도입하는 등 대응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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